아세안 전기차시장 '中천하'… 韓 입지 축소
2023.05.30 12:00
수정 : 2023.05.30 19:07기사원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019~2021년 간 ASEAN 수입 전기차 시장의 주요국 점유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한국 전기차 비중은 2019년 43.2%(1위)에서 2021년 8.2%(3위)로 추락했다. 수입액으로 따져도 5600만달러에서 2400만달러로 반토막 났다.
한국 점유율이 감소한 자리는 중국이 메운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ASEAN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25.7%(3400만달러)에서 2021년 46.4%(1억3800만달러)로 급등하며 1위로 올라섰다. ASEAN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로, 한국의 2위 수출시장이자 전 세계 인구의 8%(약 6.7억 명)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ASEAN의 수입 전기차 시장은 2019년 1억3000만달러에서 2021년 3억달러로 2배 넘게 성장하며 주요 공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상의 측은 "코로나 시기 중국이 ASEAN에 마스크와 백신 등 의료물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점과, 2021년 중국-ASEAN 대화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 등으로 인한 양국 간 외교·경제협력 분위기가 강화된 것 등이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SEAN 국가별로 살펴보면, 10개국 중 전기차 수입액이 1000만달러가 넘는 국가는 태국(1억3000만달러), 싱가포르(8000만달러), 말레이시아(4000만달러), 인도네시아(3000만달러)로 이들 4개국이 전체 수입액의 95%를 차지한다.
이중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3개국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태국에서는 2019년 3.2%(3위)→2021년 0.03%(9위), 싱가포르에서는 72.7%(1위)→7.8%(2위), 말레이시아에서는 2.1%(6위)→0.1%(8위)로 떨어졌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201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시장을 조사하고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공을 들여온 인도네시아에서는 점유율이 19.4%(3위)에서 63.2%(1위)로 급증했다. 중국은 태국에서 독일의 선전에 밀려 점유율이 일부 하락했지만(64.3%→ 52.4%), 태국 시장이 3배 가까이 성장해 수입액은 오히려 2배 이상 늘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