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훈풍 타고 살아난 투심… 코스피 연중 최고치
2023.05.30 18:23
수정 : 2023.05.30 18:23기사원문
다만, 전문가들은 "상승 랠리를 기대할 정도의 호재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2585.52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 만에 2580선 위로 올라섰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이 장 초반부터 순매수를 나타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지난 주말 타결됐다는 소식에 외국인들이 6576억원어치를 사들였고, 프로그램도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228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 26일 9112억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까지 단 2거래일 만에 1조586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4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된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7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날은 2.84% 오른 7만2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01% 상승해 11만원을 돌파했다.
삼성SDI가 3.61%, 포스코퓨처엠이 5.40%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LG전자는 무려 10.83% 급등세를 연출했다. LG전자의 주가가 하루 10% 넘게 오른 것은 모바일사업 철수를 발표한 지난 2021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유입되며 0.98% 오른 851.50을 기록했다. 그간 코스닥시장에서 등을 돌렸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46억원, 1108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의 강력한 매수에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앞두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경각심을 높이는 분위기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이 시장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기에는 부족한 재료라는 판단이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부채 한도 협상이 타결된 것은 긍정적이나 이를 증시 랠리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는 동안에도 시장이 이를 악재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강세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악재의 해소로 보기에도 애매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초점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쪽으로 재차 이동할 수 있다"면서 "지난주 발표된 미국 개인소비자출(PCE) 물가에서 여전히 끈끈한 인플레이션을 확인돼 아직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도 "내년 예산이 별로 축소되지 않은 만큼 올해와 내년의 경기 및 성장률 둔화 우려는 완화됐다"면서 "대신, 인플레가 재차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재무부의 보유 현금이 537억달러(18일 기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