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명예훼손' 정진석 첫 재판 "비방 의도 없었다"

[파이낸셜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된 글을 SNS에 올려 노 전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 심리로 열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 첫 공판을 마치고 나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 후 정 의원 측에서 혐의와 관련한 의견을 진술할 차례였으나, 정 의원 측은 기록 검토 등의 문제로 이를 다음 기일로 미뤘다.

이후 재판정 밖으로 나온 정 의원은 "6년 전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정치 보복으로 죽였다'는 주장을 했다"라며 "이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사람으로서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사실과 정반대라고 생각해 박 전 시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나 그 유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거나 비방·명예훼손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라며 "박 전 시장과 정치적인 공방이 주된 의도였기 때문에 (결백함이) 소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17년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적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 등 유족은 같은 달 정 의원이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노 전 대통령이 사망 전날 부부싸움을 하거나 권씨가 가출한 사실이 없고, 그날 밤 가족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혼자 남아있다 투신한 것도 아니었다"라며 "피고인은 페이스북에 허위사실을 올려 두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정 의원을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이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e-mail]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