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환대출 개시...15분 만에 된다는데 직접 해 보니(종합)
2023.05.31 16:42
수정 : 2023.05.31 17: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3개 은행,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사에서 받은 대출을 모바일로 쉽게 비교하고 한 번에 갈아타기까지 가능한 '대환대출 인프라'가 5월 31일 개시됐다. 우선적으로는 보증·담보가 없는 10억 이하 신용대출이 대상이고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플랫폼 구축으로 실제 이자 경감 혜택을 받아볼 수 있을지 직접 실행해 봤다.
■대출 갈아타기, 정말 15분이면 된다
모바일 앱이 깔려 있는 네이버페이를 통해 먼저 시도해 봤다. 대환대출에 대한 높은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30분께 "동시 접속자가 많다"는 문구가 뜨더니 10분쯤 지나 다시 접속하니 문제 없이 작동했다.
안내대로만 따라가면 절차는 쉬웠다. 시작 전에 '신용점수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등 안내 문구가 나왔다.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한 번 더 확인해 주니 마음이 놓였다.
기존 대출 조회를 위해 정보 제공 동의, 휴대전화 인증 및 주민등록번호 입력 등이 필요했다. 마이데이터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대출받은 금융사를 선택했다. 이어 네이버 인증서로 인증하고 몇 가지 동의까지 마치면 내 대출을 조회 해줬다.
갈아탈 대출을 조회하는 절차는 더 간단했다. 연결할 대출을 선택하고 대출 조회를 위한 마지막 동의를 했다. 여기에 직장명과 입사일, 연봉 등을 입력하면 끝이다. 다만 직장 검색이 안 돼서 사업자 번호를 입력하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여기까지 딱 7분. 최저금리, 최대한도 등 갈아타기 결과가 화면에 나타났다. 인증서는 필수. 금리 순, 한도 순으로도 검색할 수 있었다.
갈아타고 싶은 상품을 선택하면 해당 금융사 앱으로 넘어간다. 앱이 없으면 깔아야 한다. 이후 갈아타기를 신청하기까지는 2분 정도가 추가로 소요됐다.
■금리 인하? 효용 체감은 다른 문제
하지만 실제 대출을 갈아타지는 않았다. 네이버페이는 상품 한 가지만을 제시했다. "월 평균 이자가 기존보다 많다"는 문구와 함께.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입점됐다는 카카오페이는 다를까, 다시 시도해 봤다. 마찬가지로 약관 동의 및 본인 확인, 소득 확인 등 절차를 요했다. 기존 대출과 갈아탈 대출을 조회하기까지 8분여가 걸렸다. 카카오페이는 다른 금융사의 상품을 추천해 줬다.
각 플랫폼이 제휴한 금융사가 다르니 '반쪽짜리'다. 추천해 준 상품이 금리나 한도 면에서 현재 대출 상품에 비해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뿐더러 이 플랫폼에서 조회가 최선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의 개수도 많지 않았다.
핀다, 뱅크샐러드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조회해 봤는데 간편하고 빨랐지만 아무래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결국 모든 플랫폼 조회를 다 거치고 나서야 '내 대출이 괜찮은 편이었다'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번번이 마이데이터 동의를 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이와 관련 대출 비교 플랫폼 관계자는 "금융사 쪽에서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걸려 입점이 늦어지는 것"이라며 "제휴한 금융사가 모두 입점하려면 6월 중순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더 낮거나, 금리가 같아도 한도가 더 높거나. 유리한 구석이 있어야 상품을 보여준다"며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 없으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3시간 반 동안 총 834건의 '대출 갈아타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결제원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이후 오후 12시 30분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회사 간 총 834건의 대출이동을 통해 약 216억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했다. 세부적으로는 은행 간 대출이동 비중이 전체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eung@fnnews.com 이승연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