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이연희 "90년대생 솔직...저라면 화장실가서 울것 같아요"
2023.06.01 05:00
수정 : 2023.06.01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벌써 데뷔 20년차가 됐다. 2001년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출신으로 한때 소녀시대 멤버가 될 뻔한 일화로 유명한 배우 이연희 이야기다.
2020년 결혼했지만 미모는 여전히 청순한 이연희가 요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스’에서 팍팍한 직장생활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레이스’는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홍보녀 ‘박윤조’(이연희)의 직장생활 고군분투기. 그토록 바라던 대기업에 입사하지만 부족한 스펙 때문에 실력을 뽐낼 기회를 좀체 얻지 못하는 8년차 직장인을 연기 중이다.
88년생인 이연희는 90년대생 윤조를 연기하면서 자신이 사회생활 할때와 또 다르다고 느꼈다. 이연희는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 요즘 친구들은 감정에 솔직하구나, 나라면 상사에게 혼나 화장실에서 가서 울지언정 바로 앞에서 표현하지는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누구 앞에서 울거나 그러진 않았다”라고 돌이켰다.
중소기업 출신인 윤조가 학벌과 스펙 위주의 대기업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입사 이후에 부당한 대접에 눈물 났다”고 했다. “윤조가 너무나 입사하고 싶었던 대기업이라서 강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 같아요. 억울함을 느꼈죠. 한편으론 요즘같은 시대에 스펙과 학벌이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도 들었죠.”
극중 임원 역의 문소리는 냉철한 카리스마로 채용 스캔들을 일단락시키며, 윤조에게 새 기회를 준다. 후배들이 닮고싶은 선배가 아닐수 없다.
신인시절 이연희의 롤 모델은 누구였을까? 그는 "전도연과 김혜수 그리고 故 장진영"을 언급하며 “영화를 많이 보고 자라서 영화 배우들을 아주 좋아했다”고 답했다.
10대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은 무엇일까? 그는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웠다”고 답했다.
“잘 알지 못하니까. 그런데 우리는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잖아요. 거기서 오는 불안감이 있어요. 내가 한 말을 다르게 이해하고, 그것으로 인한 트러블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했냐는 물음에는 “저절로 풀어진 것 같다”고 답했다. “오해가 생길 수 있지만, 다 내 편이 될 수는 없다고 봐요. 나를 잘 아는 사람과 즐겁게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나를 잘 아는 사람에게만 잘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를 모르는 사람, 그들의 나에 대한 생각이나 말은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하게 됐죠.”
시청자의 악플은 어떨까? 그는 “또 하나의 생각과 관심”이라며 “그들의 생각이 나쁘다, 틀리다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반응을 안 찾아본다. 무섭다”라고 부연했다.
벌써 데뷔 20년차라는 물음에는 “열심히 달려왔다”고 돌이켰다. “20대에 아주 많은 경험을 했더라고요. 미숙한 부분도 많았고. 생각이나 대처도 미숙했던 경우가 있었구나 싶은데 (어렸으니까) 그랬을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어요.”
콘텐츠 시장이 급변하는 시대에 배우로서 세운 새로운 목표가 있을까? 그는 “어느덧 30대가 됐으니 이미지 캐스팅에서 벗어나 내가 가진 것을 보여줘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어떻게 나를 잘 보여줄까, 그런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고 답했다.
“‘레이스’가 이연희의 필모그래피에서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업인 것 같아요. 배우 이연희가 윤조라는 역할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이미지 캐스팅이 아니라) 그 캐릭터를 표현하는 배우 이연희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