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곽도규, 152km 광주 챔피언스필드 찢었다 …"와" KIA에 엄청난 좌완 강속구 투수가 또 나타났다

      2023.06.01 07:00   수정 : 2023.06.01 16:51기사원문


【광주=전상일 기자】등장하자마자 관중들이 함성을 질러댔다. 전광판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고, 중계진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기아 타이거즈의 좌완 곽도규 때문이다.

곽도규는 등판하자마자 147km의 포심을 기록한 이후 한 번도 구속이 그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냥 올 직구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최고 구속은 전광판 기준 152km까지 올라갔다. 기아 타이거즈는 '호크아이'를 쓴다. 호크아이는 트랙맨보다 더 상위급의 스피드건으로 치부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150km가 넘는 스피드가 기록된 것이다.

최근 기아 타이거즈는 스피드업이 한창이다. 퓨처스에서는 이미 150km에 육박하는 스피드를 보유한 선수다 4명 이상이 된다. 김양수나 김찬민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김찬민은 얼마 전 상무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151km를 기록했다. 그런데 곽도규까지 이런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주자 팬들이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곽도규는 공주고 시절에는 오버핸드였다. 스피드도 140km 초반이었다. 하지만 지명받기 직전 스리쿼터로 팔을 약간 내렸고, 프로에 들어와서는 완전히 사이드암으로 전향했다. 그런데 스피드가 1년새 무려 10km가 늘었다. 와인드업을 크게 하는 것도 기아에 와서 달라진 점이다. 말 그대로 기아가 선수 자체를 완전히 새로 만들어낸 것이다.

김찬 기아 퓨처스 육성 팀장은 “신인들이 입단하면 몸이 약하다. 우리는 선수들이 입단하면 일단 기초적인 것부터 체크를 한다. 그리고 몸이 되고 나면 근력을 붙이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ATSC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AT는 선수들의 몸을 최선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고 , SC는 선수들의 몸을 최대한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이후에 '드라이브라인' 이라고 해서 몸의 꼬임을 극대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스피드를 극대화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퓨처스의 손승락 감독은 최소한의 구속을 던질 수 있는 몸이 되는 투수라면 구속을 4~5km는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따라서 구속보다는 체형이나 좋은 습관 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다. 이런 그의 지도 시스템이 곽도규를 만들어냈다.

좋은 원석을 발굴한 권윤민 스카우트 팀장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곽도규는 5라운더다. 5라운드라면 사실 큰 기대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에서 왼손 150km가 나왔으니 성공 여부를 떠나서 '초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제구가 되는 왼손 150km는 1라운드에서도 뽑기 힘든 원석 중에 원석이기 때문이다.



5월 31일 경기가 끝난 후 기아 타이거즈 권윤민 전력기획팀장은 “도규 괜찮죠?”라면서 기자에게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권 팀장 뿐만 아니다. 김잔 퓨처스 육성 팀장도, 손승락 퓨처스 감독 또한 TV중계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기아는 이미 최지민을 성공시켰다. 최지민은 현재 10개구단 최고의 좌완 셋업맨으로 자리잡았다. 17경기 연속 무실점에 평균 자책점이 1.07이다.
여기에 좌완 곽도규가 가세함으로서 기아 타이거즈는 감히 범접하기 힘든 무시무시한 좌완 라인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제 그 어떤 팀도 기아를 상대로는 함부로 좌타자들을 많이 배치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들의 엄청난 좌완 투수 라인업을 보고 있노라면 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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