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거물급 CEO 잇따른 중국행 왜? '14억 거대시장'에 방점
2023.06.01 11:16
수정 : 2023.06.01 11:1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에도 미국의 거물급 인사들의 중국행이 잇따르고 있다. 주로 14억 인구를 가진 거대 내수시장이라는 점에 방문 목적의 방점이 찍혔다. 중국 역시 이를 자국 시장 개방과 디커플링(탈동조화) 반대 등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1일 중국 안팎의 매체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0일 중국을 찾아 친강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 부장 등을 만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머스크의 중국 방문은 2020년 상하이 공장에서 행사 도중 춤을 춘 이후 3년 만이다. 이로써 머스크는 모두 합쳐 10번째 중국에 발을 들였다.
머스크는 “중국 국민은 부지런하고 똑똑하며 중국의 발전성과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거나 “테슬라는 디커플링에 반대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중국 발전의 기회를 공유할 의향이 있다”며 중국을 치켜세웠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커피 체인업체 스타벅스의 새 CEO 랙스먼 내러시먼도 올해 3월 취임 이후 처음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중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약 6200개인 중국 내 매장을 2025년까지 9000개로 늘리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도 중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열린 자사의 연례 글로벌 차이나 서밋 행사를 계기로 가진 매체 인터뷰에서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중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CEO는 지난 24일 상하이를 방문 때 “중국 파트너(상하이자동차그룹)와 손잡고 신에너지차, 커넥티드카(정보통신 기술로 통신망과 연결된 자동차) 등의 혁신·발전에 힘쓰고, 미래에 더 많은 새 브랜드, 새 모델, 새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월 말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 당시에는 팀 쿡 애플 CEO와 퀄컴, 화이자, 코닝 등 미국 기업 수장들이 대거 중국 현지에서 중국 정부 및 재계 인사들과 교류했다.
이들 인사들의 공통점은 중국과 협력을 강조하며, 친중국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압박하고, 중국은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제재하며 반격하는 것과 다른 방향이다.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결국 세계 1~2위 거대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을 버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영 관찰자망은 “중국 정부와 협력은 테슬라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며 “테슬라는 중국 제조업을 여전히 탐내고 있으며, (머스크의 방문은) 완전자율주행(FSD)과도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의 정치권 인사의 중국행은 공백기가 계속되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프랑스 등의 국가 정상이 베이징에서 줄줄이 시진핑 국가 주석과 만나도 미국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올해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키로 했다가 연기한 뒤 아직 추후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대신 미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중국 인사와 각종 현안을 조율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