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심재학 단장, 함평 전격 방문… 정해영, 폭염 속 밸런스 교정에 안간힘

      2023.06.01 14:59   수정 : 2023.06.01 16:51기사원문


【함평(전남)=전상일 기자】“멀리까지 와주셨는데 죄송합니다. 1군에 올라가게 되면 꼭 제일 먼저 인터뷰하겠습니다”

정해영(22, 기아)의 공손하면서도 힘 있는 한마디였다. 정해영이 함평에서 절치부심 이를 앙다물었다.

프로에 입단한 이후 첫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다. 정해영은 지난 5월 30일 전격 2군행을 통보 받았다.
올 시즌 내내 구위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틀째인 5월 31일 오전 11시. 아직 선수들이 채 나오기 전인 함평의 그라운드에 정해영에 등장했다. 정해영은 내내 하체 움직임, 상체 움직임 등에 세세하게 신경 쓰면서 캐치볼을 시작했다. 강하게 던지기보다 정확하게 던지며 투구폼을 일정하게 가져가는데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기아 김종국 1군 감독은 정해영의 문제점을 밸런스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투구마다 밸런스가 많이 흔들리고, 투구폼도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투구 매커니즘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장 편한 투구 폼을 일정하게 던지는 것, 자신이 가장 편한 밸런스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다. 정해영은 이번주는 내내 밸런스 잡는 것에만 몰두한다.

참고로 현재 정해영의 소속은 정확하게 말하면 2군이 아닌 잔류군이다. 2군은 경기를 하는 곳이고, 잔류군은 몸을 추스르는 곳이다. 잔류군에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이 되면 2군 퓨처스로 올라가게 되고 그곳에서 등판을 시작한다. 그리고 등판의 결과가 좋으면 곧바로 1군 콜업을 하는 구조다.



현재 퓨처스 관계자들의 정해영의 문제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데이터상으로 평균 구속과 RPM이 떨어져있는 것은 있다. 하지만 그것만 갖고는 그의 부진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권윤민 전력기획팀장은 “내가 보기에는 큰 문제는 없다. 어차피 1군에서 써야할 선수 아닌가. 너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련이 없었을 텐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머리를 식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2군 운영 및 육성을 맡고 있는 김잔 팀장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야기를 했다. 김 팀장은 “우리의 역할은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는 것이다.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런 관점에서 육성을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해영 또한 마찬가지다. 안되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닌 선수가 가장 편한 것, 잘하는 것을 마음 껏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함평 퓨처스 경기장에는 아침 일찍 기아 심재학 단장이 방문했다. 정해영의 상태를 보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앤더슨과 김기훈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함도 있었다. 그리고 김잔 육성 팀장과 권윤민 전력기획 팀장과 약 2시간이 넘는 긴 미팅을 이어갔다.

정해영은 몸이 아픈 것이 아니다.원래부터 성실한 선수다. 고2 전국체전 당시 홀로 공원에서 훈련하거나, 고3때는 살을 10kg이 넘게 빼기도 했다. 그만큼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

기아의 세이브왕이 함평에서 이를 앙 다물고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아직 기약은 없다. 하지만 이번주 밸런스 교정, 다음주 실전 투입이라는 계획은 세워져있다.
퓨처스에서 재충전 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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