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을 대학생도 직접 만든다
2023.06.01 17:23
수정 : 2023.06.01 17: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설계 전공 학생들이 직접 설계한 칩(Chip)을 제작해 검증할 수 있게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서울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가 운영하는 반도체 팹(Fab)에 반도체 칩 제작을 신청하면 500나노(nm) 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칩을 받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칩이 설계대로 동작하는지 직접 측정하고 분석해 검증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ETRI에서 '반도체 설계 검증 인프라 활성화 사업' 추진 협약식과 현판식 등을 개최했다.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은 이날 "우리나라가 보다 효율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이 사업을 통해 뛰어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은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핵심이므로, 전 부처가 인재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지시의 후속 조치다.
그 간 반도체 설계를 공부하는 학부생을 위한 칩 제작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 석·박사 과정생도 주로 상용 파운드리에서 칩 제작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싼 가격과 오랜 대기시간, 부족한 피드백 등에 한계가 있어 대다수의 학생들이 칩 제작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 최초로 내 칩(My Chip) 제작 서비스를 시도한다.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이 실전 역량을 갖춘 설계 인재를 양성하는 매우 실효적인 교육 모델이어서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들을 위한 반도체 설계 검증서비스는 지난 5월 사업 참여기관이 확정됐으며, 서비스 준비를 거쳐 올 4·4분기에 시범 서비스를 1회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 간 매년 6~12회 이상의 설계검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매년 500~1000명 이상의 설계 전공 학생들이 칩 제작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