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잘가"…'산불 아픔' 강릉에 돌아온 '노마스크' 수학여행단

      2023.06.01 17:23   수정 : 2023.06.01 17:58기사원문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 첫날인 1일 오후 서울 송곡관광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이 최근 산불 피해가 컸던 강원 강릉을 찾아 경포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3.6.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 첫날인 1일 오후 서울 송곡관광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이 최근 산불 피해가 컸던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3.6.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우리 바다 배경으로 셀카 찍자."

코로나 격리의무 해제 첫날인 1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해수욕장이 개장하려면 아직 한달이나 남았지만, 이날 해변 백사장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로 북적여 활기를 띠었다.



백사장을 가득 채운 이들은 강릉으로 수학여행을 온 서울 중랑구 소재 송곡관광고 1학년 학생들이다. 꽉 막힌 도심을 벗어난 학생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경포해변을 향해 달려갔다.


학생들은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함박웃음을 지으며 삼삼오오 셀카를 찍었다. 마스크를 썼을 땐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미소라 더욱 환해보였다.

아이들은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를 질주하며 학업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또 해변에서 물장난을 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도 인근 고깃집에 학생과 교사 등 80명이 넘는 인원이 모두 모여 즐겁게 먹었다. '코시국'이 절정이던 재작년 이맘때만 해도 식당에서 이 같은 인원이 모여 식사를 한다는 것은 '범죄'로 치부됐을 터. 이제는 누가 가로막거나 신고를 하지도 않았다.

송곡관광고 장아름 교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릉을 비롯한 강원도로 1학년 수학여행을 오게 됐다"며 "작년에도 강릉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갔는데, 아이들이 이렇게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아름 교사는 "최근 산불로 강릉지역에 피해가 컸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다시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한 달 여전만 해도 경포해변 일대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아닌 복구작업에 투입된 포클레인과 트럭의 소음으로 가득했다. 지난 4월 있었던 대형산불 복구작업 때문이다.

상춘객들이 돗자리 펴고 누워 솔내음을 즐긴 경포 해송림은 숯검댕으로 변했고,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야 할 해안데크는 폭격이라도 맞은 듯 끊겨 나갔었다.

그러나 강릉시 등 관계당국의 빠른 복구작업으로 이날 '경포해변' 일대는 언제 산불이 났었는지 모를만큼 정비가 돼 있었다. 물론 솔밭 등을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화마의 흔적이 남아있고, 인근 펜션단지로 가보면 여전히 상흔이 남아 있기는 하다.

이에 강릉시는 코로나19 해제와 성수기를 앞두고 관광지 미관 개선 등을 위해 주택 철거와 소상공인 경영안정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시는 주택, 농막·창고 등 피해건축물 307동 중 232동(75%)의 철거 동의를 얻어, 지난달 19일 기준 186동(60%)을 철거한 상태다.

또 산불 피해지임을 우려해 떠나간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실제 강릉 산불 발생 직전 주말의 경우 32만8000명이 강릉을 찾았으나, 직후 29만4000명으로 급감했다.

또 산불 이후 숙박률도 20∼30%, 고속도로 통행량은 8%가 각각 떨어졌다.


이에 강릉시는 5~6월을 '강릉 방문의 달'로 정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603만4000명) 대비 120% 수준인 724만1000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송곡관광고처럼 강릉으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교도 늘고 있고, 기관 워크숍도 '일부러' 강릉을 많이 찾는 분위기다.


강릉시 관계자는 "4월 서울관광재단 세미나부터 5~6월 중 문체부와 행안부 워크숍도 예정돼 있는 등 정부 부처와 기관에서 강릉을 많이 찾아주고 있다"며 "사실상 코로나 엔데믹과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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