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동생 수면제 먹이고 하천변 유기…결국 살인죄는 무죄 확정
2023.06.05 07:36
수정 : 2023.06.05 07: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을 하천 둔치 아래로 데리고 갔다가 그대로 떠나 결국 사망케한 사건에서 '유산을 노린 범행'을 저지른 인물로 지목된 40대 형의 살인 혐의가 무죄로 최종 결론났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6월 새벽 지적장애 2급인 동생을 경기도 구리시 왕숙천 근처로 데려가 물에 빠트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부모의 상속재산 34억여원을 분할하는 문제를 두고 동생 후견인인 숙부로부터 소송을 당하자 재산을 가로챌 목적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동생을 유기한 거일 뿐, 재산을 노린 계획적 범행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살인 혐의를 비롯한 A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심은 "사건 현장 검증과 4대의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내용을 볼 때, A씨가 피해자를 물에 빠뜨려 살해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유기치사, 마약범행 등은 유죄로 본 반면, 살인 혐의는 무죄로 보고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2심은 "A씨가 피해자를 물에 빠뜨려 살해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A씨가 피해자를 물에 빠뜨렸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면제를 먹은 동생이 졸린 상태에서 현장을 배회하다가 실족해 빠졌을 가능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살인 부분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