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값은 죽어서 내세요"...'사후세계 지불' 도입한 피자가게
2023.06.05 08:28
수정 : 2023.06.05 15: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질랜드의 한 피자 체인이 '피자값은 죽어서 내라'는 고객 사후 지불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피자 체인 '헬 피자'는 고객이 사망한 뒤 유언장을 통해 피자값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사후세계 지불'(AfterLife Pay) 방식을 도입했다.
사후세계 지불 방식은 고객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유언장에 피자값 청구서를 포함해 재산을 처리할 것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헬 피자 고객들은 헬 피자의 변호인과 직원이 작성한 유언장 보충서에 자신의 이름과 세상을 떠날 때 헬 피자에 지급해야 할 금액과 사 먹은 피자의 이름을 적게 돼 있다. 또 두 명의 증인과 함께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벤 커밍 헬 피자 최고경영자(CEO)는 사후세계 결제방식에 대해 "잠재적으로 무료로 피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아주 나중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피자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커밍은 선구매 후지불 방식은 무이자가 아닐 경우 수수료와 위약금을 낼 수 있으며, 과소비하는 소비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로 고객들이 빚이 늘어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 해롭다"면서 "이러한 지불 방식을 통해 연체료나 위약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모든 고객들이 이 결제방식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헬 피자 측은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각각 666명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지난달 25일부터 현재까지 1만명 이상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커밍은 "계약서를 쓴 고객이 사망한 뒤 피자값 지불과 관련한 계약을 어떻게 집행할지 불분명하지만 먼 훗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996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처음 문을 연 헬 피자는 현재 뉴질랜드 내에 77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