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만 유리한 인적분할 '자사주의 마법' 차단한다

      2023.06.05 16:57   수정 : 2023.06.05 16: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합병, 분할 시 신주 발행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법을 검토한다. 현 제도는 자사주 처분과 신주 발행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

5일 금융당국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제도 개선 세미나’를 통해 국내 자기주식 제도의 문제점을 밝히고,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유관기관 및 학계 전문가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자기주식에 대해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 수단과 대주주 지배력 확대 및 경영권 방어 수단 등 2가지의 엇갈린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자사주의 경우 보유와 처분이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에서 자사주 제도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오랜 기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적분할 과정에서 나타나는 최대주주의 지배력 확대 문제, 자사주 맞교환,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인 태도 등이 주요 문제점”이라며 “정책 마련 과정에서 ‘주주 보호’와 ‘기업의 실질적 수요'를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합병,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 배정 권리를 인정하는 점도 주요 문제점으로 꼽혔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에서 합병과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 배정 권리를 인정하는 점, 자사주 처분과 신주 발행을 다르게 취급하는 점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반면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자사주 처분을 신주발행과 동일하게 취급하면서 자사주 논쟁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개선 방안으로는 자사주 처분과 신주 발행을 동일하게 적용하게 하는 방안이 나왔다.
자사주 보유 한도를 설정하거나 강제 소각하도록 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정 교수는 "신주 발행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가총액 계산에서 자사주를 제외하거나 관련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상장 법인의 자기주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열린 자세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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