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선 현대차, 돈 벌면 타는 車"..첸나이 무역관장에게 듣다

      2023.06.06 06:00   수정 : 2023.06.0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저렴한 경차인 스즈키를 타지만, 소득이 높아지고, 구매력이 상승하면 현대차로 갈아탄다는 인식이 있다."

코트라 은지환 인도 첸나이 무역관장은 지난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인도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차·기아의 포지션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선택지가 많은 고급차, 서비스가 좋은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첸나이는 '인도의 디트로이트로'로 불리는 인도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지역이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인도에 대한 공격적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어, 첸나이를 중심으로 인도 자동차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은 관장은 전했다. 인도는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판매 시장으로 부상했다.
앞서 유엔은 이미 2011년, 인도가 올해 중반 14억2860만명으로 중국(14억2570만명)을 추월해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은 한국차, 일본차, 인도 현지 토종 기업의 3파전 양상이다. 인도 시장의 강호인 마르티 스즈키가 최근 점유율 하락(2018년 51.3%→지난해 41.3%)을 겪고 있는 반면, 현대차·기아는 SUV를 중심으로 판매대수를 늘리고 있고, 인도 마힌드라, 타타 등도 영역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은 관장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차들의 점유율은 채 1%가 되지 않고 있으며, GM과 포드는 각각 공장을 매각하고 사업을 철수 할 정도로 인도 자동차 시장이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올초 마르티 스즈키(인도 시장 점유율 1위)가 2030년까지 판매를 2배로 늘리겠다며, 최근 공격적 대 인도 전략을 발표한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 역시, 인도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가을 현대차의 인도 시장 주력 모델인 크레타를 잡겠다며,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어반 크루즈 하이라이더(SUV)를 인도 시장에 출시했다. 올해도 현대차 견제모델로 야리스 크로스 모델 등을 잇따라 공개했다. 인도와 아세안 시장에서 도요타의 현대차에 대한 견제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닛산·르노 연합도 인도에 6억 달러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도 향후 10년간 인도 전동화 생산 시설 구축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은 관장은 "현대차는 2028년까지 인도에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현대차의 전동화 대응이 빨라, 일본차에 비해 우세하면 우세했지 결코 밀리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최근엔 아이오닉5의 모델로 인도의 '국민배우'인 샤 룩 칸을 기용, 인도 국민들에게 고급 전기차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 관장은 "한국차의 선전으로, 인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푸조, 시트로앵 등 스텔란티스, 일본 이스즈, 독일 다임러 트럭 등 인도 자동차 산업계가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와의 협력에 많은 관심과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조만간, 인도 현지 8개 완성차 업계와 한국부품업계간 대규모 수출상담회도 열 계획이다.

은 관장은 "인도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승용차 판매 기준으로 5만3000대(1%수준)에 불과했지만 인도 정부의 과감한 지원책에 힘입어 2030년께 100만대 시장이 될 것"이라며 "2028년까지 매년 전기차 시장이 6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도요타 르노·닛산, BMW, 폭스바겐 등이 인구 14억의 인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전기차 1위 테슬라마저 인도 현지 생산을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