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감독 재계약 안 한 이유…"자의 반, 타의 반"
2023.06.07 05:30
수정 : 2023.06.07 05:30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내려온 이유를 밝혔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 리그'에서는 박항서 감독이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2017년부터 5년 4개월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동남아시안 게임 우승, AFC U-23 준우승 등 역대급 성적을 거두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등극한 바 있다.
이날 박항서 감독은 165cm라는 작은 신장 덕분에 감독이 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키 등 모든 면에서 저와 (베트남 선수들이) 체구가 비슷하지 않냐. 제 축구 스타일과 베트남 선수들의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하더라. 작은 키를 장점으로 어필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박항서 감독은 "현재 베트남 국대 감독은 그만뒀다"라고 해 주목받았다. 이를 듣던 MC 이승기는 "5년 4개월동안 감독 맡으시지 않았냐"라더니 "그럼 궁금한 게 재계약을 안 하신 거냐. 본인 의지로 안 한 건지, 외부 요인으로 못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에 대해 박항서 감독이 속내를 털어놨다. "저는 반반이라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두게 됐음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또 "제가 현재 대표팀 선수들을 2017년에 만났는데 그 친구들이 처음에는 정말로 오토바이 타고 출퇴근을 했었다. 지금은 고급 외제차 타고 다닌다"라면서 "제가 그 정도로 베트남의 축구 환경을 바꿔 놨다. 고심 끝에 이제는 변화를 줄 때라고 생각해서 제가 먼저 퇴임 의사를 전달했었다"라고 말했다.
SBS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얘기도 나왔다. MC 강호동이 "감독님 퇴임 소식에 '골때녀' 감독님들이 비상이었다고 하던데"라고 물었다. "혹시 '골때녀'에서 감독직 제안한다면 고려할 생각이 있냐"라는 말까지 나와 궁금증을 유발했다.
박항서 감독은 "이미 제안받았다"라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내 "거절했다. 제가 예능에 익숙치 않다"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새로운 감독직에 대해서는 "(한국, 베트남에서) 후배들이 현장에서 (감독으로서) 잘하고 있는데 제가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제 3국에서는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 있다"라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