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의 소울푸드?… 신라면·비비고만두 미국인이 더 찾아요

      2023.06.07 18:23   수정 : 2023.06.07 18:23기사원문

국내 식품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K푸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농심은 라면의 본고장 일본에서 독보적 브랜드로 자리잡는가 하면, CJ제일제당은 만두 시장에서 한국식 만두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시장 넓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국내 식품업계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정책으로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12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제 K푸드가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가 얼마나 각광받고 있는지 현지 르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생생하게 조망해보고자 한다.
특히 각국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의 현지 관계자 등을 통해 시장개척 당시 겪었던 생생한 에피소드를 들어보고 성공스토리를 공유해 국내 식품업계가 나아갈 길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출시 후 미국 만두시장 판매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비비고 치킨&실란트로' 가 나온 후 중국식 만두와는 차별화된 '한국식 만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K푸드 세계화의 시발점이다"

"신라면블랙은 경쟁사인 일본 라면에 비해 6배 가량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찾는 미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높은 인기를 끌고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와 월마트에서 손쉽게 K푸드를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세계최대 시장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에서, 그것도 문턱 높기로 유명한 코스트코에서 이제 한국식 조리식품을 만날수 있게 된 것이다.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이 정말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美식품시장 넘어 글로벌 1위로

7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국 식품 사업 매출이 올해 1·4분기 1조원을 돌파했다. 돌풍을 이끌고 있는 것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비고 만두'다.

CJ제일제당은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공략에 나섰다. 미국 현지에서 수 년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비비고 만두' 브랜드와 R&D, 제조기술을 차별화하는데 집중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뉴욕 뿐 아니라 뉴저지 등에서 만두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도 냉동만두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는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만두피가 얇고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하며 '건강식'으로 차별 작은 사이즈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면서 "닭고기와 고수(실란트)를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치킨앤실란트 만두'를 개발한 것도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나 월마트같은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하고 'Dumpling'이 아닌 'Mandu'로 표기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며 친밀도를 높혀갔다. 또한 대량 구매가 많은 미국 소비자 성향에 맞춰 4팩 대용량 패키지도 선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 그로서리(Grocery) 채널 만두 매출은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했으며, 연간 시장점유율은 46%로 2위와 20%포인트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수성했다. 지난해 만두를 포함한 비비고 가공식품의 글로벌 매출은 연간 3조원을 돌파했고, 이중 해외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미국시장도 울리는 신라면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교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먹던 라면도 이제는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매김했다.

농심은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제3공장 설립 검토에 착수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가동을 시작한 제2공장 가동률이 70%에 달한다. 현재 성장률을 감안한다면 곧 제3공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공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2공장 가동으로 농심은 미국에서 연간 8억5000만 개의 라면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1·4분기 미국법인의 총매출액은 16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억 원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54억 원 가량 오른 180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 전체의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 원 가운데 미국법인의 증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매년 파죽지세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냈으며, 2018년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유통점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지르며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20년 미국 3대 일간지 '뉴욕타임즈'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한 것을 비롯해 미국의 다수 매체에서 신라면 브랜드의 맛과 품질을 글로벌 넘버원으로 평가하며 브랜드 경쟁력이 더욱 공고해졌다.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제품은 단연 '신라면'이었다.
지난해 신라면(봉지)은 전년 대비 32% 늘어난 8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신라면블랙(봉지) 역시 전년 대비 20% 매출이 올랐다.

아시안 시장을 넘어 미국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제품으로 발돋움한 농심은 미국의 주요 유통채널인 대형마트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마트에서는 지난해 전년 대비 42% 성장을 이뤄냈는데, 신라면블랙과 신라면블랙컵 입점 점포 확대가 주효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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