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까지 부동산 관련대출 리스크는 모두 살펴라" 한은의 경고
2023.06.08 12:00
수정 : 2023.06.08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주택시장 부진과 신용 긴축에 따른 금융부문 리스크가 커졌다며 '3대 금융불안 요인'에 대해 8일 경고했다. 역전세난과 취약차주의 대출 연체율 상승, 비은행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와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자영업자 대출 부실 우려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비은행금융기관의 부실 위험 확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신용 긴축 심화 가능성 등 금융부문 리스크가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부동산시장 부진 영향이 이와 관련된 대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봤다. 규제 완화로 매매·전세가격 낙폭이 줄고는 있지만 금리가 높고 전세시장이 불안해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이 이어진다는 게 한국은행 예상이다.
한은은 "전세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할 경우 상당폭 하락한 수준"이라며 "역전세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세시세가 전세보증금보다 높은 역전세난이 하반기에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자료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102만 6000호로 전체의 52.4%에 달했다. 2022년 1월 51만 7000호(25.9%)였던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올 하반기 역전세의 28.3%, 깡통전세 36.7%의 계약만기가 도래해 시장에선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한 파급효과도 심상치 않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혔던 부동산 PF대출 리스크가 여전하다. 지난해 4·4분기 기준 비은행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86조 2000억원, 건설업 및 부동산기업 대출은 253조 6000억원에 달한다. 같은기간 비은행권의 PF대출 연체율은 1.03%로 직전분기(0.77%) 대비 0.26%p 가까이 올랐다. 건설업 및 부동산기업 대출 연체율은 1.80%로 역시 전분기대비 0.20%p 상승했다.
상업용부동산 파급효과는 자영업자 대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 경고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자영업자 대출 상당 부분이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라며 "향후 부동산시장 부진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부실 우려가 작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SVB사태 이후 금융기관의 금리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은 SVB와는 사업모델이 달라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고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 요인들을 폭넓게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