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드라마 보고 한국어 배우죠"…카자흐도 'K컬처 열풍'

      2023.06.09 16:49   수정 : 2023.06.09 16:49기사원문
8~9일(현지시간) 이틀 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아스타나 국제 포럼(Astana International Forum)'이 열렸다. 2023.06.08 /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9일(현지시간) 오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콘그레스 세터에서 만난 다나라(20)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으며, 작년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2023.06.09 /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9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메가 실크웨이'라는 대형 쇼핑몰에 롯데 그룹의 ‘엔제리너스’ 카페가 매우 크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2023.06.09 /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8일(현지시간) 오후 카자흐스탄 수도 중심에 위치한 한 조형물 옆에 대형 LG 전광판 광고가 나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2023.06.08/ 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아스타나=뉴스1) 이유진 기자 = "아이유(IU)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정말 재밌게 봤어요. '최애 드라마'를 고르기가 힘들 정도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작년부터는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죠."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아스타나 국제 포럼(AIF)'이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콘그레스 센터. 이번 포럼에 대학생 인턴으로 참여했다는 다나라(20)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간단한 한국어를 수줍게 말하며 웃어 보였다.


아스타나 이전 수도인 알마티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그는 6살 때 가족들과 함께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처음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했다. 이후 꾸준히 한국 드라마와 노래 등을 접하며 흥미를 느껴왔으며 드라마에 묘사되는 한국 남성들의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최근엔 BTS와 블랙핑크를 중심으로 K팝 노래를 자주 즐겨 듣고 있다는 그는 친구들 사이에선 마마무와 트와이스도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한동안은 (여자)아이들의 ‘NXDE(NUDE)’ 노래를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작년부터 친한 친구와 함께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나라는 특히 20대 여성들 사이에선 K-코스메틱에 대한 관심도 높다면서 스킨 케어 기초 제품 등을 애용하고 있다고 했다.

◇ K팝·K코스메틱·K드라마까지…카자흐도 '한류' 열풍

아울러 한국의 한복처럼 카자흐스탄에도 전통 의상이 있으며 둘은 비슷하게 생겼다고 언급하면서 "역사와 문화적으로도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여러 점에서 닮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영어보다도 한국어를 배우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면서 투정 섞인 푸념을 늘어놓은 그는 "발음이 어렵고 카자흐어랑도 꽤 많이 다르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요즘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21살과 23살 딸 두 명이 있다는 애니샤(50) 역시 자신의 딸들이 K팝 노래를 매우 즐겨들으며 특히 BTS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엔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어봤다면서, 한국 문화에 친근하다고 말했다.

그는 "딸들이 언젠가는 서울로 꼭 여행을 가보고 싶어 한다. 한국 문화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아스타나 국제 포럼이 전날부터 수도 아스타나의 콘그레스센터에서 이틀 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은 카자흐스탄 현지에서도 뜨거웠다.

◇ 문화 교류뿐 아니라 韓기업들, 카자흐에 다수 진출

포럼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또 다른 한 20대 남성 카자흐스탄인은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며 한국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손 하트'를 보이며 웃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연예인들이 이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것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9번째로 큰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광활한 영토 덕분에 다양한 문화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3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고려인들의 후손들이 카자흐스탄에 다수 거주하고 있는 만큼, 역사와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 카자흐스탄인들 다수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나라의 사례처럼 최근 많은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할 뿐 아니라, 알파라비 카자흐스탄 국립대와 아블라이한 카자흐스탄 국제관계 및 세계언어대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현지 여러 대학에서도 한국어와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공동 가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아스타나 현지 전광판 곳곳에는 삼성과 엘지 광고가 흘러 나오고 수도 아스타나의 대로에는 대형 현대 건물이 위치했다.

'메가 실크웨이'라는 아스타나의 대형 쇼핑몰엔 롯데 그룹의 '엔제리너스' 카페가 매우 크게 자리 잡고 있었으며,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음료를 즐기고 있었다.

아스타나 현지 거리에서 취재진이 마주친 카자흐스탄인 일부는 한국인들과도 외적으로 거의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비슷한 외형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은 1992년 카자흐스탄의 국가 독립을 승인한 뒤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후 수교 30년을 맞은 지난해 1992년 1000만 달러(130억4000만원)였던 교역량은 무려 65억 달러(약 8조 4500억원)로 650배 증가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현재 카자흐스탄엔 코트라. 중소기업진흥공단, 보건산업진흥원, 관광공사 같은 공공기관과 한국 석유공사, 삼성전자, 엘지전자, 아시아나항공, 롯데, 신한은행, BNX 은행, SK건설 등 한국의 공사(A%)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틀 간 진행된 아스타나 국제 포럼 행사장 입구에는 카자흐스탄 현지 투싼과 팰리세이드가 진열된 현대자동차 대형 팝업 행사장엔 포럼 참석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자동차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보였다.


로만 바실렌코(Roman Vassilenko) 카자흐스탄 외무부 차관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에 이어 한국은 카자흐스탄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10대 국가에 속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서, 개방성과 다자외교를 통해 한국과의 협력도 늘려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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