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中채권시장 1분기 21조원 외국자금 이탈

      2023.06.11 08:38   수정 : 2023.06.11 08:38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중 갈등 심화와 더딘 경기 회복세 등으로 1·4분기 중국 채권 시장에서 이탈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2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중국 국채등기결산유한책임공사(CCDC)와 상하이어음교환소(SHCH)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 중국의 은행 간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 자금은 1145억위안(약 20조7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전환 이후 경제회복 기대감이 있던 2월 35억위안(약 6000억원)이 들어왔지만 1월 763억위안(약 13조8000억원), 3월 417억 위안(약 7조5000억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앞서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는 중국식 봉쇄 정책 ‘제로코로나’ 시기였던 지난해에는 1∼10월 10개월 연속 순유출이 일어났고, 연간으론 7890억위안(약 142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최근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은 가운데 인구노령화, 생산성 증가세 둔화, 소득 불평등 심화, 부동산 경기 둔화, 당국의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문제도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아진 미국 채권으로 자금이 몰린 것도 배경으로 꼽았다.

애틀랜틱 카운슬 지리경제학센터의 제러미 마크 선임연구원은 “시장 심리의 변화로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줄어들었다”면서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민감한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스타트업들에 미국 사모펀드나 벤처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준비 중인 만큼, 향후 대중국 투자에 대한 추가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도 다른 지수 대비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크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자국 증시 상장은 424건(752억 달러)인 반면 미 증시 상장은 12건(4억9000만달러)에 그쳤다는 미 의회 산하 자문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자료를 인용, 디커플링 움직임은 중국 측에서도 관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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