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특수' 노렸건만...김 빠진 수제맥주, 예비 상장사도 매출 반토막

      2023.06.11 13:57   수정 : 2023.06.11 13: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계절 요인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한 맥주 관련 상장사 대부분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외시장에서 상장을 준비하던 수제맥주 회사들의 실적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현재 주가는 2만2700원이다.

연초(2만4400원) 약 7% 하락한 수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7일 이후 본격적인 상승 구간에 들어섰고 지금까지 6.48% 상승했다.
이 기간에도 하이트진로는 1.73% 하락했다. 낙폭은 완화됐지만 여전히 주가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는 주류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며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제맥주 시장은 신제품 효과를 보지 못하고, 경기 침체에 수요마저 줄면서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DS투자증권은 하이트진로의 올해 1·4분기 맥주부문 매출액(별도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 감소했다고 전했다. 시장 부진에 더해 지난해 3월 가격 인상 전 가수요 영향으로 볼륨이 5~7% 빠진 것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주류업체 간의 신제품 경쟁으로 판촉 비용 증가가 예상되고, 주정가격 인상(9.8%)이 2·4분기부터 반영돼 원가 부담이 심화될 것"이라며 "하이트진로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4% 하락, 수익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1년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주맥주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제주맥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116억원으로 적자 폭이 무려 60% 증가했다.

'곰표 밀맥주'를 필두로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하는 세븐브로이는 1·4분기 매출이 반토막났다. 세븐브로이의 1·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4.5% 감소한 4억5000만원에 그쳤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생활맥주' 브랜드로 유명세를 탄 데일리비어도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등 수제맥주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주가 반등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켈리' '처음처럼 새로' 등 시장의 관심을 일으킨 신제품의 경우 초기 성과에 따라 주가 변동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며 "신제품이 출시되면 최소 3개월 이후 성과에 대한 판단이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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