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갈일 많은데 실비 받기 어려워… 어르신들 상조에 몰린다

올해 4월부터 본격 헬스케어 상조상품 판매에 들어간 부산 온라이프상조가 출시 2개월 만에 월 200계좌 이상의 계약고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5월 상조가입자 240명 가운데 대부분 장례 상품보다는 헬스케어상품에 관심을 갖고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이프상조는 지난 4월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삶의 질을 따지는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온VIP성형상품, 온VIP눈사랑상품, 온VIP치아사랑 상품, 온VIP건강검진 상품 등 헬스케어 상조상품을 출시했다.

'온VIP성형상품'은 '남은 인생을 더 가꾸고 즐기면서 보내려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는 요즘 성형의 새로운 추세'에 발맞춰 온라이프상조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신상품이다. 기본적으로 눈과 코 성형은 물론 대부분 어르신들이 겪고 있는 비만치료를 위해 지방흡입수술과 지방이식수술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온VIP눈사랑상품'은 백내장과 녹내장 수술뿐 아니라 안검하수나 안성형 서비스를 받는다. '온VIP치아사랑 상품'도 치료비가 적지 않게 드는 임플란트나 틀니 수술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온VIP건강검진 상품'은 일반적인 혈액과 청력검사, 안과검사는 물론 초음파나 MRI(자기공명영상검사) 검사로 암 등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질병 조기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사선 피폭선량이 최소화하면서도 화질이 선명해 미세 암이나 심뇌혈관, 치매 검사까지 가능한 디지털 PET-CT(양전자방출 단충촬영) 검사까지 받을 수 있다.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올해 68세 A씨는 "주변에서 지인들이 나이 들면서 점점 눈이 침침해지고, 얼굴에 팔자주름이 생기는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걱정을 많이 듣고 있어 목돈이 들게 되는 안과 백내장 수술이나 주름 성형수술비 마련을 위해 미리 치료비를 조금씩 적립해두자는 마음에 가입하게 됐다"고 헬스케어상품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72세인 B씨도 "10여 년 전 직장에서 은퇴한 이후 벌이도 없는데 몸은 여기저기 나빠지고 있어 나중에 목돈 드는 의료비를 마련해 자녀들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줄 요량으로 상조 의료상품에 들었다"고 말했다.

C씨는 올해 66세로 은퇴 이후 서비스업종에서 종업원으로 계속 일하고 있는데 얼굴 검버섯이나 처진 눈꺼풀이 고객들에게 불쾌감을 줄까봐 몇 년 뒤 성형 수술을 염두에 두고 헬스케어 상조상품 구매계약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근 헬스케어 관련 상조상품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는 데는 그동안 '제2건강보험'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던 '실손의료보험' 상품 가입자들이 보험사들의 까다로운 지급심사로 보험금을 받아내지 못하거나 금액을 대폭 삭감당하는 현실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 백내장 수술비 지급을 놓고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과 보험사간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수술 이후 입원비 지급 신청을 하게 되면 보험사들은 심사과정에 각종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보험가입자들을 애먹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 가입자들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해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벌이는 등 되레 추가비용까지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입자들은 대기업인 보험사의 막강한 변호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는 처지여서 이래저래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온라이프상조 이승호 전무는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상품은 지급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보험 심사가 까다로워 쟁송까지 벌어지는데 반해, 상조회사의 의료상품은 해당 의료행위에 대해 100% 보장금액의 지급이 가능하고 만기 시까지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전액 환급이 이뤄지므로 실손보험 가입자들까지 가입문의를 많이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