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초범이면 '솜방망이' 논란, 법적 고민 필요하다
2023.06.12 13:44
수정 : 2023.06.12 15:25기사원문
예컨대 조사 결과, 유아인은 지난 2021년 초부터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수시로 처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간 무려 73차례, 합계 투약량은 4400ml에 달한다. 산술적으로는 한달에 6회꼴로 마약을 투약한 것이다. 관련해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불법 처방하거나 투여한 혐의로 의료 관계자들도 수사를 받았다.
그렇다면 유아인에 대한 처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인 만큼 강력한 처벌을 받을까.
법조계에서 최소 8개 종류 이상의 마약을 투약했다는 혐의에도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도 '집행유예'를 예상한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의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관측인 것.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의 경우를 봐도 필로폰을 14차례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지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3000회 이상 투약할 수 있는 양을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재판부는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고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마약 매매·유통범이 아닌 단순 투약범에 대해선 초범인 경우 법원이 집행유예 선고 등으로 선처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마약 투약에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경각심이 생기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물론 마약사범에 대해 처벌이 능사가 아닌 만큼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치료와 재활을 제공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만 치료와 재활을 강조하다가 마약 확산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단순 투약 초범'이라며 솜방망이 처벌하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한 법원의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