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금리 동결' 전망에도...대출금리 '우상향' 이어가나
2023.06.12 15:45
수정 : 2023.06.12 15: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내주 예정된 가운데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당장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 동결 관측이 유력하지만 '피벗'(통화정책 전환)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시장 판단에서다. 더욱이 최근 은행채 발행이 많아지면서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하다.
미끄러지던 대출금리, 채권금리 상승에 '반등세'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금리는 3.94~5.73%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지난 5일(3.88~5.67%)과 비교했을 때 상·하단이 각각 0.06%p 올랐다. 월 단위로 넓혀봐도 추이가 비슷하다. 지난달 15일 3.63~5.48% 수준이었는데 지난 한 달 새 상·하단이 각각 0.29%p, 0.15%p 상승하며 점진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이는 국내외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출금리가 내리던 그간 상황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앞서 한국은행이 3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미국도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는 등 긴축 완화 기조가 나타나자 고정형 대출금리의 준거금리인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기준금리가 연내 내림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중앙은행이 연이어 연내 기준금리 하향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 보폭을 줄인 '베이비스텝'을 결정하면서도 "우리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소비자) 물가(상승률)가 확실하게 2%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지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이에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4월 10일 3.810%까지 내렸던 금융채 5년물(AAA 등급) 금리는 지난 9일 다시 4.132%까지 올랐다.
美 기준금리 동결돼도 시장은 '지켜보는 중'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 실제 금리 동결이 결정돼도 이 같은 추이가 쉽게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긴축 종료' 신호가 강화되더라도 기준금리 하향에 대한 기대감은 한풀 꺾인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FOMC 위원들이 지난번에 발표한 것이나 고용지표 등을 보더라도 연준이 올해 피벗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며 "(금융채) 금리가 더 내려가려면 인상 종료 및 인하 기대가 더해져야 하는데 지금은 레벨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위원도 "그간 국채랑 은행채가 고평가된 측면이 있었다. 4월 기준으로 보면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 정도 인하한다는 게 선반영된 정도였다"며 "그게 어렵다는 것이 인식되면서 다시 올라와 정상화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호주와 캐나다가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 연준이 단지 한 차례 인상을 쉬어가는 것일 뿐 7월에는 다시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이미 한미 금리차가 1.75%p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한은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금융채 금리 상승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조치 만료를 앞두고 은행들이 금융채 금리를 올려 경쟁적으로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6월 말로 LCR규제 유예조치가 만료되면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며 "또 최근 RP와 CD 등 단기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채 금리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