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CS 인수절차 마무리…자산 2천조원 거대은행 탄생
2023.06.13 00:01
수정 : 2023.06.13 00:01기사원문
CS 잠재손실 보증 규모 놓고 정부와 협상 종료…인수거래 완료 공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 최대의 투자은행(IB)인 UBS가 파산 위기에 처했던 경쟁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자산 2천조원대의 거대 통합은행으로 재탄생했다.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최고경영자(CEO)와 콤 켈러허 UBS 이사회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CS 인수 거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CS는 잇따른 투자 실패 및 대규모 인출 사태로 재무적 위기를 겪다 지난 3월 19일 스위스 금융당국이 관여한 가운데 UBS로 인수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은행 통합을 위한 법적 절차가 진행됐다. 연방정부가 CS 자산에서 발생할 잠재적 손실을 어디까지 보증하느냐를 두고 UBS와 연방정부 간 실무적 협의가 이어졌다.
CS 자산 가운데 일부에 대해 손실 발생 시 통합은행이 이를 일단 부담한 뒤 연방정부가 50억 프랑(7조1천억여원)까지 충당해준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해당 자산은 통합은행 총자산의 약 3%에 해당한다.
이로써 CS는 사실상 UBS가 중심이 된 통합은행의 일부가 되면서 독자 경영 체제로 끌어온 167년의 역사는 마감됐다.
재무제표상 자산 1조4천500 스위스프랑(2조여원), 임직원 12만명 규모의 거대 통합은행이 됐고, 기존 CS의 모든 영업 활동은 UBS의 경영 통제를 받는다.
UBS 경영진은 CS가 하지 말아야 할 금지 대상 영업 행위를 20여가지에 걸쳐 목록화한 이른바 '레드라인'을 작성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UBS의 승인 없이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리비아·러시아·수단·베네수엘라 등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행위 등이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UBS는 CS를 품은 채 통합 경영 체제에 돌입하지만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 과정은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 부문을 비롯해 UBS 사업 분야와 중복된 CS의 사업은 축소 내지 정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각 사업 단위별 통합 계획은 올해 4분기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잠재적 자산 손실 위험이 통합 은행으로 넘어가면서 신용등급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이날 UBS의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A+에서 A로 한단계 낮추고 CS의 등급을 BBB+에서 A+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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