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바늘 꿰매” vs. “쌍방이다”.. 대전 '무차별 폭행' 반전, 진실은?
2023.06.13 07:22
수정 : 2023.06.13 13:02기사원문
"왜 쳐다봐" 편의점에서 시작된 시비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 딸이 폭행을 당했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공개됐다. 자신을 피해 여성의 부모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이번 폭행 사건이 지난 8일 대전 봉명동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친구들과 만난 딸 B양(23)은 친구들이 편의점에 간 사이 두 남성과 한 여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A씨는 “딸이 편의점 앞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는 상황에서 옆 테이블 남성이 욕을 하며 ‘왜 쳐다보느냐’고 시비를 걸었다고 전화가 왔다. (딸에게) 말대꾸하지 말고 친구들 오면 자리를 피하라고 했는데 결국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여성이 먼저 딸을 때리기 시작했고 곧이어 남자 중 한 명이 마구 폭행했다고 한다. 주변 젊은 남자들이 말리는데 그들까지 폭행하고 도망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B씨의 찢어진 입 주변 등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아이 아랫배에도 멍이 들었고 입은 15바늘 꿰매야 하는 상태다. 또 정신적 충격이 엄청나다”며 “부산 돌려차기남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고 담당 형사에게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폭행 동영상을 확보하게 되면 널리 퍼트려달라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주 나쁜 사람들이다. 꼭 처벌받길”, “뉴스에 제보해서 이슈를 만들어야한다” “사진만 봐도 손이 떨린다. 부모 입장에서 어떤 심정이실지 상상도 못하겠다. 범인 꼭 잡으시길”, “마음 잘 추스르시고 CCTV 꼭 확보하시길” “딸 키우는 입장에서 마음이 찢어지실 듯 하다” 등 A씨를 위로하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 "쌍방폭행 정황 있다"...관련자 전원 수사 진행
그러나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1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에 관련해 "쌍방폭행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위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상대방 측은 커뮤니티 게시글과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 보도를 보고 억울함을 느껴 경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부산 (돌려차기남) 사건하고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며 "CCTV상 관련자들이 상호 말다툼을 하다가 몸싸움으로 이어지는 등 시비가 있어 보이는 만큼 관련자 전원 수사가 진행되어야 가·피해자가 가려질 사안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