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이대 교수, 한반도 개화시기 변화 100년 자료 연구 발표
2023.06.13 14:01
수정 : 2023.06.13 14: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화여자대학교는 환경공학과 이상돈 교수와 해외 공동 연구팀이 한국의 식물 개화시기 관찰 100년 기록을 토대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 반응 영향을 확인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100 years of flowering data demonstrate dramatic impact of climate change'논문은 국제저명학술지 'new phytologist'에 게재됐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1922년부터 전국 74개 기상관측소에 위치한 실험용 정원의 나무와 관목의 개화 시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 교수와 영국, 미국의 공동 연구팀은 식물이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기상청 자료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한국 전역의 기상 관측소에 있는 벚나무와 개나리 등 7종의 식물들의 개화시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기록적인 높은 기온에 반응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100년 사이에 개나리 약 23일, 벚나무 약 21일, 매화는 약 53일 개화시기가 빨라졌다.
올해 봄철(3월~5월)은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1.6℃ 증가한 13.5℃를 기록하며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봄이었으며, 작년 봄철 전국 평균기온은 13.2℃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봄 기온이 올라갈 때마다 식물은 며칠 일찍 꽃을 피우며, 이러한 개화시기의 변화는 규모와 속도를 고려할 때 놀라울 정도로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 결과는 지난 100년의 어느 시점보다 최근 봄이 더 빨리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농업과 관광 등 사회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의 붕괴와 같이 식물과 동물의 생명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그 심각성이 우려된다.
연구팀은 특히 서로 다른 종들이 다른 속도로 온난화에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봄철 평균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아까시 나무의 개화는 3일 정도 일찍 진행되지만 매화나무는 6일 정도 빨라진다. 이러한 다양한 반응은 서리, 곤충의 공격, 여름 가뭄에 대한 종의 취약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곤충과 새를 비롯해 식물에 의존하는 다른 종들은 빠르게 변하는 식물을 따라갈 수 없으며, 잠재적으로 봄에 적절한 음식과 서식지를 찾는 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식물들 또한 길게는 한 달 이상 더 일찍 꽃을 피웠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더 건조해진 토양, 늦은 겨울의 더 짧아진 낮 시간과 같은 한계 상황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교수는 "수십 년 동안 기후가 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이야기 해 왔지만,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앞으로의 100년이 더 남아 있지 않다"며 "이번 연구가 유전학과 환경이 개화에 미치는 영향이나 변화에 탄력적인 생태계의 적응방안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