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부회계관리제도, 美·日 대비 절차적 강화”

      2023.06.13 16:18   수정 : 2023.06.13 16: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미국, 일본 대비 절차적으로 강화된 체계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다만 인증수준 상향이 기업 횡령·배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정태진 IE대학교 교수는 13일 한국공인회계사회·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방안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한국은 대표자 운영실태 평가, 감사(위원회) 내부회계관리제도 평가, 외부감사인 감사의견 표명 등 3단계로 구성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미국은 합리적 수준 내부통제를 목표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인증수준을 ‘감사’로 유지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외부감사인 감사의견 표명 절차가 있으나 간접적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정 교수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인증수준 상향이 기업 내 횡령·배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선 보다 정교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짚었다.
지난 2019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인증수준을 ‘검토’에서 ‘감사’로 높였다는 내용인데, 그는 “내적 및 외적타당도 측면에서 직접 연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보수적 의견을 내보였다.

실제 최근 민간기업 및 관공서 등에서의 잇따른 대규모 횡령 사건 등 내부통제 무력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특히 학계에선 이 같은 감사의무화에도 불구하고 감사품질 측면에서 일관되지 않은 정책효과가 나오고 있단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반면 이날 역시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소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이 연구위원은 “2019년 이후 자본시장 전반 횡령·배임 건수는 추세적 하락 전환했고, 이는 감사를 의무화한 기업집단에 의해 유도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증수준 상향 시 기업당 횡령과 배임 발생 확률은 각각 0.84%p, 1.04%p 감소했다. 관련 부정 금액 역시 평균 1986만원 줄어들었다. 이 연구위원은 “감사 제도가 기업 내부통제를 고도화해 부정 발생을 억제할 개연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제도의 근본적 효과는 인정하되, 실효성 안착을 위해선 합리적 개선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운영 및 감사 수검을 위한 기업 이행부담이 급증한 것은 사실인 만큼 실효적 운영 유인을 큰 폭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인증수준 상향으로 기업당 감사보수는 평균 2억1000만원 증가한 것으로 계산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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