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전기요금 동결하나?
2023.06.14 16:21
수정 : 2023.06.14 1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기요금이 동결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전력도매가격(SMP) 하락세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1·4분기까지 누적적자 44조원에 이르는 한국전력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고, 전기요금의 정상화를 강조해온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을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첫 전기요금 동결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단과 만나 3·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와 관련해 "현재 국면에서 인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3·4분기 전기요금 동결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기요금을 동결하는 셈이다. 앞서 산업부와 한전은 2022년 세 차례에 걸쳐 킬로와트시(㎾h)당 19.3원을 올렸고, 올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21.1원을 인상했다.
산업부가 전기요금 동결로 꼽은 이유는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락과 이에 따른 SMP가격의 하락이 원인이다. 한전이 발전사들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인 SMP는 시간대별로 가장 높은 생산 단가의 발전원에 따라 결정된다. 통상 LNG가격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LNG가격 하락이 SMP가격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대다수다.
국제 천연가스(LNG) 가격은 지난해 8월 MMBtu(열량 단위·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9.68달러를 기록해 고점을 기록했지만 올해 6월에 들어와서는 2달러 후반을 나타내고 있다.
SMP가격은 지난해 8월 ㎾h당 198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치솟으며 지난해 12월 ㎾h당 268원으로 정점을 찍었다.이후 전력 도매가격은 지난 1월 ㎾h당 241원에서 2월 ㎾h당 254원으로 반등한 뒤 3월 ㎾h당 216원, 4월 164원으로 100원대 진입한 데 이어 5월(146.64원)까지 3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전이 판매한 올해 1·4분기 전기요금은 ㎾h당 146.6원, 2·4분기는㎾h당 154.6원이다. SMP와 판매단가가 근접한 수치까지 접근한 셈이다. 이 때문에 한전이 7월 중 발표할 5월 전력통계월보에서는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판매단가가 SMP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 정상화·한전 재무구조 개선 역행
다만 3·4분기 전기요금 동결에 대해 비판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기요금 정상화와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강조해온 정부의 입장을 뒤집은 셈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기요금은 국제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전기요금을 100%로 놨을 때 한국은 가정용이 60%, 산업용이 83% 수준으로 계산된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 중 4~5번째로 싼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한국인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세계 3위 수준으로 매우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산업부는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서 에너지 과소비 성향을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3·4분기 요금 동결로 정책을 스스로 엎은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의 누적 적자를 메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산업부는 지난해 한전의 정상화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h당 51원을 올려야만 2026년까지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상반기 ㎾h당 21.1원 인상에 그친 정부가 3·4분기 동결에 이어 총선정국이 시작되는 4·4분기 30원 이상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 시점이 2026년이 아닌 그 이후의 시점을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