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KBS·EBS 수신료 분리 징수 본격 착수
2023.06.14 16:30
수정 : 2023.06.14 16:30기사원문
정부가 'TV방송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시행령 개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TV방송수신료는 KBS와 EBS 방송을 시청하는 대가로 내는 요금을 말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령안에 관한 사항 안건을 상정해 보고받는 작업을 마쳤다.
3인 위원은 시행령 계획 내용에 대해 표결해 2대 1로 가결했다. 정부·여당 측 위원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은 찬성했으며 야당 측 위원인 김현 위원은 반대했다.
개정안은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2항을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하여서는 아니된다'로 바꾸는 내용이다.
방통위는 이번주 중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이후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국무회의 심의 및 의결,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3개월 안에 개정이 완료될 전망이다.
김현 위원은 "올해 2월만 해도 40년간 동결된 수신료를 현실화하기 위해 재정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3월 9일 대통령실에서 국민제안 형태로 분리징수 얘기를 했다"며 "수신료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법을 무시하고 시행령 딱 한 줄을 고쳐 3인 체제 방통위에서 2인 동의로 이 안건을 의결하는 게 맞느냐"고 따졌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수신료를 방송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공영방송 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조세나 서비스 대가로 부과되는 수수료와 구분되는 특별분담금으로 판결한 점을 시행령 개정 반대 근거로 들었다.
이에 이상인 위원은 "정부가 교체되면 국민 의견을 반영해 국정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며 "수신료 금액과 징수 방식은 시대 변화를 반영해 시행령을 개정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KBS 이사를 지내면서 KBS의 수신료 인상안에 두 번 찬성했는데 방만 경영 해결과 공적 책임 수행이 전제였다"며 "그러나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 노력이 현저히 미흡하고, KBS는 종전의 허상에 안주해있으며 정치적 편향성에 휘둘린다. 왜 이런 국민 불신을 초래했나 냉정히 돌아보라"고 강조했다.
회의 과정에서 김효재 직무대행과 김현 위원 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계획 보고 외에도 부산영어방송재단과 부산국제교류재단 합병, CMB 계열 11개 사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재허가 사전동의 안건도 의결했다.
마지막 김 직무대행을 부위원장으로 호선하는 비공개 안건은 김현 위원이 퇴장하면서 김 직무대행과 이 위원끼리 합의로 의결됐다.
김 대행은 "방통위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국민이 법으로 위임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문제로 기소된 윤석년 KBS 이사의 해임제청 건과 관련해 청문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문일은 오는 27일이며, 김 직무대행이 절차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에게 윤 이사의 해임을 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