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현 비행장서 날개폭 35m '신형 무인기' 포착
2023.06.15 16:29
수정 : 2023.06.15 18:01기사원문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15일 북한이 개발중인 대형 군사용 무인기(드론)가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에 처음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NK뉴스에 따르면, 미국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 14일 촬영한 북한 황해도 방현 공군비행장 활주로 사진엔 안테나 등 장비 운반용으로 추정되는 차량과 함께 날개폭이 약 35m인 무인기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이달 3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날개폭 약 20m의 무인기보다 큰 것이다.
방현 비행장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중국의 장거리 무인기 '차이훙(彩虹·CH)-4'와 유사한 형태의 무인기가 상업용 위성사진에 종종 포착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공군의 무인 공격기 MQ-9 '리퍼'(길이 11m·날개폭 20m) 등에 대응해 '차이훙' 계열 무인기를 개발, 그간 아시아·중동 등 10여개국에 수출해왔다.
중국 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이 만든 공격용 무인기 CH-4B는 레이저 유도 공대지미사일과 GPS(위성위치정보) 유도폭탄, 대전차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고, 고도 5㎞ 이상 상공에서 40시간 연속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 발사 준비와 무기개발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2021년 1일 제8차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 때 '국방과학 발전·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500㎞ 전방 종심(縱深)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를 비롯한 정찰 수단 개발'을 지시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시도에 앞서 북한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다양한 정찰 수단들"을 "새로 시험할 예정"이라고 발언한 바 있어, 정찰용 무인기나 기구(정찰 풍선) 등을 계속 개발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난해 12월 26일 폭 3m 이하, 길이 2m 이하로 추정되는 북한은 소형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 너머 우리 영공으로 침투했지만 모두 격추하거나 포획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 인근 상공까지 날아왔다가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북한 소형무인기에 대한 우리 영공방공에 취약점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신형 군사드론을 등장 북한 의도 △높은 가성비 △작전에 혼선 유발 지렛대 △남남갈등 유발 용이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핵무기까지 무장한 북한이 왜 굳이 드론에 매달리는 것일까? 그 수수께끼를 제대로 풀어야 이를 상쇄하는 대응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수수께끼를 풀면 북한의 드론 도발에 한국이 드론사령부 창설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 정치적, 전략적 대응도 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 책임연구원은 우선 북한 드론의 강점에 대해 우선 △높은 가성비로 도발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번의 탄도미사일 미사일 발사로 10개월에 해당하는 북한 인민 식량의 비용을 쓰는 것과 달리 드론은 해당 기술의 글로벌 확산과 보편화로 저비용으로 전력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드론을 통한 도발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론 △탐지 및 요격이 쉽지 않아 한국의 작전에 혼선을 주어 군사적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이를 상쇄,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특화된 군부대로 드론사령부를 추진 중이다.
세 번째론 △남남갈등 유발 용이하다는 정치적 이득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국내정치 환경을 고려하면 드론을 이용한 북한의 영공 침투 사건이 발생하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유감표명과 재발방지 요구보다는 국방부와 군에 대한 책임추궁이 우선시되면서 북한의 군사도발이 국내정치 공세로 그 프레임이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국내정치 환경을 역이용함으로써 북한은 드론을 침투시켜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한국의 결집을 약화시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북 드론 침투 허용은 작전·전략적, 국내정치적, 남남갈등 유발 등 부작용 커
그러면서 반 책임연구원은 세 가지 강점 외에 북한이 드론에 매진하게 된 국제적 환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 마디로 드론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드론이 전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군사력이 강한 러시아는 드론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고 군사력 열세에 있는 우크라이나도 드론으로 러시아의 진격을 가로막는 군사적 효과를 보고 있다. 북한은 바로 이 드론이 한반도 전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 드론 도발을 통해 검증하려 한다는 점도 드론 고도화의 배경 중 하나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한 번이라도 드론 침투를 허용하면 평시 도발 억제 실패뿐 아니라 전략적 손해, 국내정치적 수세, 전면전에서 드론 활용 효과 검증 허용 등 수많은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것을 인식하고 전술적 대응을 넘어 작전적·전략적 대응으로 그 수준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북한이 남남갈등을 유도하지 못하도록 리스크 관리에도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반 책임연구원은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