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미세조류 시장 키울 마중물 만든다
2023.06.18 12:26
수정 : 2023.06.18 12:55기사원문
KIOST 제주연구소 박흥식 소장은 18일 미세조류 배양장에서 "2조원대 시장이 있는 스피루리나 뿐만아니라 다양한 미세조류를 국내 기업들이 상품으로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미세조류 파운드리 시설을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미세조류는 다섯종류. 이 미세조류의 성분을 연구하고 큰 규모의 공공 배양시설로 연구소에서 미세조류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기업이 투자하게끔 마중물을 만들려는 의도다.
■스피루리나 시장 2조원대
제주연구소는 스피루리나에서 추출한 물질 'SM70EE'이 기억력 개선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후 70대 이상 인지기능 저하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시각기억과 어휘력 등이 뚜렷하게 개선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스피루리나는 체내 유해물질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고 소화기 계통의 암전이를 막는 기능도 있다. 또 세포의 60%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단백질 보충제 역할도 한다.
2016년 현재 전세계 연간 12만톤 생산되면서 약 7억달러 정도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국내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첨가식품으로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오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업계에 따르면 2028년에는 연간 소비량이 32만t으로 2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미세조류를 연구하기 위해 양식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물이 계속 흐르지 않으면 금새 죽어 썩고, 유속이 너무 빠르게 흐르면 성장에 문제가 있었다. 최적의 배양장을 만들기 위해 이스라엘까지 가서 기술을 배워왔다.
이를 통해 제주연구소는 약 200㎡ 규모의 배양장에서 연간 300㎏의 스피루리나 분말을 만들고 있다. 제주연구소는 지난해 네추럴웨이에 스피루리나 추출물 제조방법을 1억7000만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까지 체결했다.
■기업 투자 유도해 시장 키운다
제주연구소가 해양미세조류 파운드리 구축 및 활용 기술개발 사업을 기획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국가 연구개발 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주도에 6600㎡ 규모의 파운드리 시설을 구축해 연간 5t 규모의 미세조류를 배양한다는 목표다. 박흥식 소장은 "제주도에서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해당 부지를 무상으로 대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 시설로 식품이나 의약품 원료의 대량 생산시 소모되는 시간 및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또 얻어진 원료를 산업체가 활용함으로써 해양바이오 산업육성을 위한 지원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연구기관이나 대학 연구자들의 결과물은 실험실 안에서 끝나는 것이 상당하다. 비이커 안에서 배양한 미세조류가 대규모 배양시설에서는 성분이나 생산량 데이터가 다를 수 있다. 기술성숙도(TRL) 한단계를 넘기는데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하고 성공여부도 불투명해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인다.
제주연구소는 이 간극을 좁혀 해양 바이오산업을 활성화 시킴과 동시에 미래 식량자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강도형 KIOST 원장은 "한 가지 미세조류를 대량으로 배양해서 일정하고 동일한 성분의 생물을 생산을 해야 상품화가 될 수 있고 산업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