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시아, 아프리카 사절단 평화 협상안 거부

      2023.06.18 14:57   수정 : 2023.06.18 14: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7개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을 위해 양국을 차례로 방문했으나 양쪽 모두 협상을 거부했다.

스푸트니크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포함한 아프리카 평화 사절단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사절단에는 남아공 외에도 콩고공화국, 우간다, 세네갈, 잠비아, 이집트 정상들이 참여했으며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을 맡고 있는 아잘리 아쑤마니 코모로 대통령도 동행했다.



라마포사는 푸틴과 회동에서 "이 전쟁이 아프리카와 전 세계 많은 다른 나라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쟁은 끝나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이 양 당사자가 엄청난 불안정과 피해를 초래하는 전쟁의 종식을 위해 협상할 때라고 굳게 믿는다"며 양측이 분쟁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도 "유엔 헌장 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의 대화를 위한 조건이다. 우리는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준수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푸틴은 "우크라 사태에서 여러분의 균형 잡힌 입장을 환영한다. 아프리카 국가와의 우호 관계 강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러시아는 우크라 사태와 관련한 대화 참여를 거부한 적이 없다. 사태 해결을 위한 아프리카의 어떤 제안도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크라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논의했던 평화 협상 합의문 초안이라는 문서를 보여주며 “우크라는 우리가 약속대로 키이우에서 철수한 뒤 그들의 주인이 늘 그랬듯이 이를 역사의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명히 해야 한다. 그들이 (합의를) 포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마포사는 협상 외에도 흑해 곡물협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엔과 튀르키예는 러시아가 전쟁 직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 곡물 수출을 차단해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초래되자 러시아를 상대로 수출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우크라와 러시아는 지난해 7월부터 튀르키예 중재 하에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협정을 맺었으나 해당 협정은 다음 달이면 만료된다.

앞서 협정 탈퇴를 언급했던 푸틴은 "세계 식량 시장 위기는 우크라의 사태의 결과가 아니다. 서방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시장의 모든 식품을 휩쓸어갔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회동 이후 "단언할 수는 없지만, 흑해곡물협정의 연장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페스코프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제안한 평화 구상은 실행하기가 매우 어렵고 입장을 비교하기 어렵다"면서도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고려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절단은 러시아에 10개 조항으로 이뤄진 평화안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사절단은 16일 우크라 키이우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큰 소득을 얻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러시아와의 협상 대신 침공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젤렌스키는 우크라가 종전을 위해 7월 개최를 추진 중인 '글로벌 평화 정상회의'에 아프리카 국가들을 초청한다면서 아프리카와 관계 증진을 위한 별도의 회동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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