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간 사우디 외교 "내정불간섭 원칙, 양국 관계개선"
2023.06.18 18:12
수정 : 2023.06.18 18:12기사원문
앙숙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간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 3월 양국간 외교관계 복원에 합의한 지 3개월만에 사우디 외교장관이 이란을 방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외교장관 파이잘 빈 파란 왕자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을 방문, 호세인 아미라브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빈 파란 왕자는 이란 외교장관과의 회담 이후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가 '상호 존중, 내정 불간섭'에 기초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주요 해상로 안전을 보장하고,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도 금지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만난다면서 사우디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대신해 안부를 전하고 공식방문 초청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빈 파란 왕자는 또 "우리 모두는 양국 관계개선이 두 나라 모두와 이 지역, 또 이슬람 세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경제협력에도 합의했다.
아미라브돌라히안 장관은 "양국 외교장관 회담이 '지속가능한 경제협력'과 합작벤처, 특히 두 나라의 민간부문 협력 방안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 대중에게 안보는 군사화와 같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안보에는) 역내 국가간 정치, 경제, 교역 관계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각각 이슬람 수니파(사우디)와 시아파(이란) 종주국인 양국은 오랜 종교 갈등 속에 예멘 내잔 이후 역내 패권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 이슬람 세계를 긴장으로 몰고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중국에서 양국간 외교관계 복원에 합의하며 극적인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고 있다.
양국은 아직 서로 대사를 임명하지는 않았지만 영사업무는 시작했다. 이란이 이달초 사우디 리야드 대사관 문을 다시 열었고 사우디는 외교관들을 테헤란으로 파견해 업무를 보고 있다.
양국 관계 개선은 예멘 내전 종식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예멘 내전은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족과 사우디 등이 지원하는 정부군 간에 8년째 지속되고 있는 내전이다. 이란 지원 속에 후티족 반군이 예멘 대부분을 차지하자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내전을 시작했다.
한편 이란은 최근 사우디 최대 맹방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도 해빙 모드이다. 지난해 UAE는 테헤란에 대사를 다시 보내기로 합의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