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 흉부외과 명의 주석중 교수 치어 숨지게 한 트럭 기사 입건

      2023.06.19 06:10   수정 : 2023.06.19 06: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송파경찰서는 서울아산병원 주석중 교수를 덤프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한 60대 후반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주 교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인 주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20분쯤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A씨의 덤프트럭 뒷바퀴에 깔려 숨졌다.



주 교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트럭이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A씨가 교통신호를 위반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횡단보도 신호도 빨간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위반 여부를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곳은 교통섬과 인도 사이로 난 우회전 전용도로다.

경찰 관계자는 “우회전 전용차로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일반적인 교차로의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와는 사안이 다를 수 있다”며 “피해자가 빨간불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 판단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평소 환자 진료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흉부외과 명의로 유명한 주 교수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곳곳에서는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주 교수로부터 수술받았던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SNS를 통해 “불안해하는 내게 ‘수술 잘해줄테니 걱정 말라’며 안심히켜 주신 분” “많은 이를 죽음에서 살려주셨는데 본인은 허망하게 가셨다” “지금까지 수백, 수천 명을 살렸고 앞으로도 수천 명을 살리셔야 할 분이 이렇게 떠나셨다는 것이 너무도 속상하다” 등 추모하는 글을 올리며 애도했다.

주 교수는 병원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달려가기 위해 병원으로부터 불과 10분 남짓 떨어진 거리에서 살았다. 2020년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고난도 수술인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을 98%까지 끌어올렸다. 대동맥 박리는 찢어진 대동맥이 파열돼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초응급 수술이 요구된다.


의료계에서는 그의 헌신은 물론이고 뛰어난 수술 능력 때문에 ‘대체 불가능한 인재’ 평가받는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전날 SNS에 “주 교수는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이런 인재는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애도했다.


이어 “대체가 불가능한 이런 인재의 부재로 인해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며 “하늘의 뜻이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는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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