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스포츠 워싱'에 메시 이용...최대 320억원 받는 계약 체결

      2023.06.19 07:15   수정 : 2023.06.19 07:15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세계적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와 계약을 맺고 '스포츠워싱'(스포츠를 이용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나쁜 평판을 덮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메시와 사우디 정부가 맺은 계약서를 공개해고 메시가 해마다 최소 한 번 이상 사우디에 5일 이상의 가족여행을 가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공개했다. 메시가 사우디 관광부와의 계약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3년간 최대 2500만달러(약 320억 원)에 달한다.



메시와 사우디 정부가 맺은 계약에 따라 메시가 의무 휴가로 받는 돈은 약 200만달러(약 25억6000만 원)다. NYT는 메시가 홍해 사진 한 장으로 200만달러에 가까운 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메시의 가족 관광 비용과 5성 호텔 숙박료는 전액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 메시는 가족과 친구를 최대 20명 동반할 수 있다.

전액 비용을 부담하는 가족 관광과 소셜미디어 게시, 광고 촬영, 홍보캠페인 참여 등 몇 가지 일만 하면 손쉽게 이 금액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SNS 계정에 사우디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연 10회 올리면 200만달러를,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달러를, 기타 자선 사업에 참여하면 200만달러를 각각 추가로 지급받는 식이다.

메시는 사우디의 평판을 훼손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사우디 정부가 허락한 해시태그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달아야 한다.

지난 2021년 초 사우디 정부와 관광 홍보 계약을 체결한 메시가 그 직후 방문 일정을 취소한 뒤 이례적으로 저자세를 보이며 사과 편지를 쓴 사실도 드러났다.

NYT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메시는 알카티브 장관에게 "각하"(Your Excellency)라는 극존칭을 사용하며 당시 사우디 방문을 연기한 사실에 대해 "가장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사우디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프랑스의 축구스타 카림 벤제마 등을 거액으로 유혹해 자국 리그로 데려온 것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 인수와 자동차 경주, 골프 대회까지도 손을 뻗치며 스포츠 워싱을 하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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