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신료 분리 징수 연 140억원↓…공적 역할 후퇴 우려"
2023.06.19 15:10
수정 : 2023.06.19 15:10기사원문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EBS 측이 TV수신료 분리 징수와 관련해 "공적 역할이 크게 후퇴할 수 있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입장을 밝혔다.
EBS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사교육비가 사상 최대로 급증하고 코로나19 이후 교육 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EBS의 공적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어야 할 때"라며 "구조적 문제로 EBS의 재정이 심각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TV수신료 분리 징수에 따른 TV수신료 축소로 인해 EBS의 공적 역할이 크게 후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EBS 측은 "EBS는 전체 예산 중 70% 이상을 교재 판매 및 광고 등 상업적 재원으로 충당해야 하는 매우 취약하고 기형적인 재정 구조를 갖고 있다"라며 "실질적으로 상업적 재원을 주된 재원으로 운영되는 방송사임에도 불구하고 EBS는 국내에서 가장 공익적이고 교육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EBS의 방송과 인터넷, 온라인 클래스는 학교 교육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라며 "이는, 전체 재원 중 25~30%를 차지하는 교육 보조금과 방송발전기금, TV수신료 등과 같은 공적 재원만이 아니라 자체사업 수익을 통해 가능했다"라고 강조했다.
EBS는 "그러나 종이 원자재가 상승과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인해 자체 재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재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데다 지상파 광고 등 자체 사업 수익이 줄고 있어 EBS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며 "작년부터 줄곧 재정 및 경영 혁신을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여 원가를 절감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있지만 대규모의 구조적인 적자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EBS는 "이번에 추진되는 TV수신료의 분리 징수로 TV수신료 총액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라며 "만약 EBS의 공적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 없이, EBS의 상업적 재원이 줄고 있는 가운데 공적 재원마저 지금보다 더 감소된다면 EBS의 공적 책무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EBS는 현재 전체 TV수신료의 3%, 월 2500원 중 70원, 연간 194억원을 배분받고 있다"라며 "그동안 EBS는 TV수신료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국민과 시청자의 의사가 반영된, 객관적인 'TV수신료위원회(가칭)'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지만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EBS는 TV수신료 의사 결정 과정에서 줄곧 소외되어 왔다"라며 "TV수신료를 분리 징수하게 되면 연간 EBS 배분액 194억원 가운데 14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EBS는 더욱 상업적 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EBS 측은 "TV수신료 징수방식 변경과 관련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과정 속에서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상업적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EBS의 재원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라며 "TV수신료는 EBS의 필수재원이다, 앞으로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EBS의 공적 재원 확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