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추락… 8년만에 100엔 800원대
2023.06.19 19:19
수정 : 2023.06.21 08:58기사원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8시23분 기준 100엔당 897.49원(하나은행 고시 매매기준율)으로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개장 후 원·엔 환율은 900원대로 오른 후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3시30분 기준 100엔당 905.21원을 기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원·엔 평균환율은 971.08원으로, 최저치는 897.49원, 최고치는 1001.61원이었다. 특히 5월 23일부터 30일까지 평균 환율이 5거래일 연속,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엔화 약세가 뚜렷했다. 이날도 2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3·4분기 엔저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엔 환율 저점이 840~870원까지도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가 시작됐던 지난 2015년 기록했던 최저점이 880원"이라며 "엔화가 원화 대비 6~7% 정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84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현기 흥국증권 수석연구위원 또한 "3·4분기 중 850원에서 870원이 원·엔 환율 저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이 원·엔 환율 저점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본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경상수지 개선 등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 회복으로 900원대 저항선이 쉽게 깨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일본은행(BOJ)의 정책이 바뀔 여지가 거의 없어 엔화 가치가 빠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이후 일본은행 통화정책이 바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빠질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간 일본은행이 채권을 대규모 매입하며 금리를 상승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펼쳐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면, 통화정책 전환에 따라 엔저현상도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저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 관측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종료와,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정책 조정 등 가능성을 고려할 때 9월 이후에는 엔화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용구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저점을 찍은 후로는 완만하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8월 정도 저점을 찍고 9월부터 올라간 후 4·4분기에서 내년 초까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