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분노케한 국어 수능 ‘킬러문항’...어떤 문제인지 직접 봤더니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초고난이도 문제인 ‘킬러 문항’을 직접 겨냥해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윤 대통령의 분노를 자아내게 만들었다는 실제 국어 수능 ‘킬러문항’이 이목을 끌고 있다.

BIS비율, 자기자본.. 경제학에 가까운 국어문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홀수형) 40번 문제를 소개했다.

김 원장은 “이 문제가 대입 수능 국어 영역에 출제되었다”며 “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한 이런 어려운 문제를 국어 시험에서 풀어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해당 문제를 보면 ‘BIS비율’, ‘자기자본’, ‘위험가중자산’, ‘바젤 협약’ 등 전문적인 경제학 용어가 복잡하게 등장한다. 얼핏 보면 국어 문제가 아니라 경제학 문제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수능 ‘킬러문항’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질타는 김 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해당 글을 보고 한 반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두 "일타강사 도움없이 이런 문제 풀수 있겠나"

김 원장은 “이걸 보고 나는 어안이 벙벙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며 “정치인들은 이런 수능 문제들을 검토나 해보고 발언하기를 바란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사설 학원의 일타 강사들 도움없이 이런 고난도 수준의 문제를 풀 수있는 고교생이 있을까”라며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개선하라는 취지로 이해된다”고 적었다.

한편 김 원장은 이날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비판을 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김 원장은 “우리 공부모임이 하나 있는데 그 모임의 어느 변호사께서 이 문항을 올리며 ‘이것 참 어렵다’고 해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BIS 비율은 꽤 전문적인 용어로 보통 대학 3학년 때 화폐금융이론에서 배운다”며 경제, 재정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나 접하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어 “BIS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이나 안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 국제결제은행이 국제적 기준으로 내놓은 비율인데 그것을 알려면 자기자본이니 위험 가중 자산이니 이런 것들에 좀 익숙해져야 되고 그것도 바젤1, 2, 3 협약에 따라서 조금씩 또 달라진다”며 “이것을 고등학교 졸업생 국어시험에 내는 것은 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e-mail]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