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마크롱에 "2차전지·배터리 상호투자 확대…韓기업 차별 안 돼"

【파리(프랑스)=서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경제안보와 미래 전략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자고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신규 무역 법안이 우리 기업에 차별적 조치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오후 파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프랑스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첨단산업 부분의 협력을 논의했다. 김 차장은 "양 정상은 2차 전지, 배터리 등 상호 투자 확대에 있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며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은 EU가 추진 중인 신규 무역 입법조치들이 우리 기업에 차별적 조치를 가져오지 않도록 마크롱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우주분야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한국판 나사(미 항공우주국·NASA)로 불리는 항공우주청(KASA) 창설을 준비 중인 가운데 양국의 협력 방안을 찾기로 했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과 수소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기술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한국과 프랑스는 각자가 강점을 지닌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을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미국의 디커플링 또는 디리스킹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우방국들의 공조를 합의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디커플링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정치외교적으로 그렇게 맞는 표현은 아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를 포함해 많은 나라가 공감한다"면서 다만 "공급망의 다변화는 자국의 경제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은 프랑스도 우리나라도 똑같이 느낀다"고 밝혔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입법은 프랑스나 유럽국가가 그 법안의 취지 자체를 반대한다기 보다 파급효과로 인해 자국의 경제안보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라며 "이는 한국이 걱정하는 부분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고위관계자는 "한국과 프랑스는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특정 품목을 의존하는 것을 경감시키고 공급망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우방국들이 공조하자는데 오늘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e-mail]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