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0.7% 올려달라", 사측 "2%" 제시..대한항공 임협 시작부터 난항
2023.06.21 10:37
수정 : 2023.06.21 11:25기사원문
2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항공 사측은 지난 20일 노조측과의 교섭 회의에서 임금 인상률을 2%(총액 기준)로 첫 제시했다. 이는 노조 측이 제시한 인상률 10.7%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회사 측은 현재 ‘기업의 연속성, 기자재 시설 확충 등 미래를 내다봐야 하고 이익이 난 부분은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입장, 노조 측은 ‘지난해 실적이 좋았고 물가가 인상됐으며 회사 가치도 커지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은 2조88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6.9% 올랐다.
특히 회사 측은 임금이 고정 비용이기 때문에 한 번에 크게 올리면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인상률을 2%로 내놓은 대신 초과이익분배금(PS, 성과급) 상한선을 기존 200%에서 250%로 올리는 방안도 함께 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날 교섭 회의는 양측의 큰 의견 차이로 빠르게 종료됐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회사 제시안 2%가 너무 적다는 의견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년치 임금 인상률을 10%(총액 기준), 13%로 합의한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티웨이항공과 비교하면 비율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이미 지난해 3년치 임금 인상이 10%됐기 때문에 노조 측 제시안은 부담된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향후 사측이 수정 제시안을 가져오면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다음 협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르면 이번주 내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 노조 관계자는 “이제 막 교섭을 시작한 상태”라며 “1차 제시안일 뿐 아직 끝이 아니다. 현장을 돌아다니며 조합원들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했다.
노사간 의견 차이가 벌어지면서 올해 대한항공 임금 및 단체 협상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에도 11월 초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항공업계는 최근 임금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대한항공도 비슷한 절차를 밟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앞서 지난달 2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92%의 찬성을 받았고 이달 7일 쟁의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도 쟁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사측은 이르면 21일 조종사노조와도 첫 임금 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조종사노조와 일반노조가 나뉘어 있으며 교섭도 따로 진행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협의 초기 단계"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