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034조원·1인당 대출금 3.3억‥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빨간불'
2023.06.21 15:05
수정 : 2023.06.21 15: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올해 1·4분기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1033조 7000억원으로, 3년새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대출금액은 3억 3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의 3.7배 수준이었다.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 전체의 60%에 달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대출 부실이 우려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말 기준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33조 7000억원으로 1년새 7.6% 증가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말(684조 9000억원)에 비해서는 50.9% 늘었다. 취약차주와 비은행권, 대면서비스업 위주로 대출이 더 늘어나 전반적인 부채의 질이 악화됐다는 게 한국은행 평가다.
연체율은 올해 3월말 기준 1.00%로 장기평균(2012년~2019년평균) 1.05%와 비슷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1분기말 기준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58.6%로 비자영업자(15.1%)에 비해 비중이 약 4배에 달했다. 1인당 대출규모 또한 3억 3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9000만원)의 3.7배 수준이었다.
부채 구조도 문제다. 자영업자 대출 중 일시상환방식 비중은 44.2%, 단기대출 비중은 73.2%에 달했다. 비자영업자의 일시상환방식 비중이 37.7%, 단기대출이 37.6%인 것과 비교하면 부채의 구조도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상업용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취약 자영업자들의 연체 위험률은 연말 1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5영업일 이상 연체가 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대출잔액을 '연체위험대출'이라고 했을 때, 올해 말 취약차주 연체위험률은 18.5%로 오를 수 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위험률도 3.1%까지 상승할 걸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단기적으로 자영업자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을 강조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부실채권은 얼른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은은 "소득이 회복된 정상차주의 경우 자발적인 대출 상환을 유도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부채 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고, 자영업자의 비주담대에 대한 규제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