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1명 "'좀비마약' 펜타닐 패치 사용한 적 있다"
2023.06.22 07:06
수정 : 2023.06.22 07: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소년 10명 중 1명은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타닐 패치를 구매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94.9%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여성가족부는 전국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7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청소년 매체 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펜타닐 패치 사용경험 청소년 94.9% "병원서 처방받아"
조사 결과 청소년의 마약류 진통제(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은 10.4%, 환각성 물질인 식욕억제제(나비약) 복용 경험은 0.9%인 것으로 집계됐다.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경우 94.9%가 '병원에서 처방받아서' 구입했다고 응답했으며, '다른 사람(성인)에게 얻어서' 구매한 비율은 9.6%로 나타났다.
펜타닐은 암 환자나 수술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에 취한 젊은이들이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영상이 퍼지기도 해 '좀비 마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펜타닐은 기본적으로 만 18세 미만의 비암성 통증에 처방하지 않아야 하며, 마약류 진통제의 투여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최초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여가부 관계자는 "내년 조사에서는 마약류 진통제의 처방량, 사용처, 타인에게 넘겨줬는지 여부 등까지 더 자세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도박성 게임 해봤다" 4.6% 응답
한편 최근 1년간 돈을 걸고 하는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경험에 대해 중·고등학생 중 4.6%가 카드·화투 게임을, 2.8%가 온라인 도박게임을 이용한 적 있다고 답했다. 1.6%는 인터넷 스포츠 베팅을, 0.9%는 인터넷 복권 구입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고등학생이 소액대출서비스(대리입금)를 이용한 비율은 3.4%로 나타났으며, 이용 횟수는 1∼2회가 49.8%로 가장 많았고, 22.2%가 10회 이상 이용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음주 경험은 13.7%로 지난 2020년(11.6%)보다 증가했고, 흡연 경험은 4.2%로 2020년(4.6%)보다 소폭 줄었다.
술과 담배를 직접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의 경우 주요 구매 장소인 편의점, 가게, 슈퍼마켓에서 '성인 인증을 위해 본인 여부나 나이를 확인받아 본 경험 비율'은 술 18.5%, 담배는 16.2%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37.4→47.5%로 급증
전체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47.5%로 2020년 37.4%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이용률은 지난 2018년 19.6%에서 2020년 33.8%로 증가했고, 이번 조사에서는 40.0%까지 늘었다. '성인용 영상물'에는 음란물 등 불법 영상물뿐 아니라 폭력물과 같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 영상물도 포함된다.
최근 1년간 이용한 매체로는 인터넷 개인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96.7%)가 가장 많았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메타버스 이용률이 70.6%로 중학생(37.3%), 고등학생(15.2%)에 비해 높았다.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중 청소년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멀티방·룸카페(13.8%)였으나, 이용 규정을 알고 있는 비율은 11.1%에 그쳤다. 이 밖에 청소년들은 일반 숙박업소(3.1%), 비디오·DVD방(1.7%), 무인 숙박업소(1.4%), 유흥·단란주점(0.5%), 나이트클럽(0.3%)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박난숙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최근 매체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청소년들은 더 어린 시기부터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고, 마약이나 도박 등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