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차사고 났다”..택시비 13만원 먹튀男, 뒤쫓던 기사 부상 당해

      2023.06.23 04:50   수정 : 2023.06.23 10: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 남성이 “할머니가 차 사고를 당했다”며 인천에서 천안까지 택시를 이용한 뒤 택시비 13만원을 지불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망갔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택시기사는 도망치는 승객을 뒤쫓다 넘어져 부상도 당했다.

2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저희 아버지도 택시 먹튀를 당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택시 기사인)아버지가 지난 16일 오후 1시20분쯤 인천 백운역 앞에서 손님을 태웠는데, 할머니가 차 사고가 나서 급하게 천안 직산역에 가야 한다고 했다”며 “손님 사정이 딱하다고 아버지는 걱정하는 마음에 점심도 먹지 못한 채 서둘러 천안으로 향했다”고 했다.

그는 “(그 손님은) 택시비는 천안에서 다른 가족(아버지)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도착한 뒤 13만원을 지불하겠다고 했다.
저희 아버지는 손님을 걱정하며 최대한 빨리가겠다고 톨게이트비도 직접 내고 목적지까지 1시간30분 넘게 100㎞를 운전해갔다”고 덧붙였다.

A씨가 글과 함께 공개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택시 기사가 손님 B씨를 챙기는 모습이 담겼다. 택시 기사는 손님 B씨에게 ‘점심은 챙겨 먹었냐’ ‘물을 좀 마시겠냐’ 등의 말도 건넸다.


그러나 목적지에서 기다리는 가족이 택시비를 낼 것이라며 차에서 내린 B씨는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잠시 같이 걸어가다 이내 도망치고 말았다. 택시 기사는 그를 잡으러 뛰어가다 계단 쪽에서 넘어져 무릎과 팔, 손등을 다쳤다.


이후 택시 기사는 주민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아버지가 (차 안에서) 손님의 거짓말에 속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모습, (먹튀를 당해) 신고한 후 천안에서 허탈한 얼굴로 운전해 올라오는 얼굴을 보니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사람이 사람을 걱정하는 게 먼저라고 가르치며 키워주신 아버지인데 이젠 더 이상 사람을 믿지 말라고 말씀드려야 하는 거냐”고 한탄했다.


이어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는 분명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쁜 일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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