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타이태닉 잠수정, 잠수 직후 폭발 추정
2023.06.23 08:49
수정 : 2023.06.23 08: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용 잠수정이 당일 잠수를 시작한 직후에 폭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해군은 당시 폭발로 추정되는 소리를 들었으나 정체를 알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실종 직후 폭발 추정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미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이 실종 당일 잠수를 시작한 이후 몇 시간 뒤에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타이탄은 미 잠수함 운영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하 오션게이트)가 대서양 심해에 침몰한 타이태닉호 관광을 위해 운영한 심해 잠수정이다. 5명이 탑승한 잠수정은 지난 18일 오전에 잠수를 시작한지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가 안보 때문에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미 해군이 실종 당일 당시 특정 탐지 시스템을 이용해 해저에서 폭발음으로 의심되는 소리를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폭발음은 타이탄의 잔해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곳이었다.
관계자는 "해군은 즉시 음향 데이터를 분석, 통신 두절 시점에 타이탄 잠수정이 운행하던 부근에서 폭발 등으로 보이는 비정상적 현상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진행 중이던 수색·구조 임무 지원을 위해 해당 정보가 지휘관과 즉시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잠수함 선장 부인, 타이태닉과 깊은 악연
당시 잠수정에서는 오션게이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동시에 선장을 맡았던 스톡턴 러시와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모험가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프랑스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가 타고 있었다. 이들은 캐나다 뉴펀들랜드주 세인트존스에서 남쪽으로 약 700㎞ 떨어진, 해저 약 3800m 지점에 위치한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관광하기 위해 잠수정에 올랐다. 영국에서 건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는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미 뉴욕으로 항해하던 중 1912년 4월 14일에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다. 2200명 승객 중 1500명 이상이 사망해 당시 단일 선박으론 최악의 침몰 사고로 기록됐다. 타이태닉호의 잔해는 지난 1985년에 발견되었으며 유네스코 수중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미 해안경비대는 22일 발표에서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타이탄 잔해물 5개를 발견했으며, 타이탄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타이탄이 연락 두절 후 실종된지 나흘 만이다.
존 모거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브리핑에서 "잔해물은 이 잠수정에서 비극적인 폭발이 발생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스톡턴 러시의 부인인 웬디 러시에 주목했다. 그는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1등실에 타고 있었던 이시도르 스트라우스와 아이다 스트라우스의 증손녀다.
이시도르와 그의 형 네이선은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의 공동 소유주로 이시도르 부부는 당시 1등실에서도 눈에 띄는 부자였다. 부부는 타이태닉 침몰 당시 사망했고 부부의 사연은 1997년 헐리우드 영화 ‘타이태닉’에서 재현되기도 했다. 현지 매체들은 증손녀인 웬디 러시가 이번 잠수함 사건으로 인해 남편 또한 잃었다며 타이태닉과 악연이 깊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