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씐 공시생’ 김태리...'악귀'는 어떻게 청춘을 홀리나

      2023.06.23 15:58   수정 : 2023.06.23 15: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겉으로는 굉장히 무서워 보이지만, 안으로 잘 보면 따스한 이야기”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를 내놓게 된 김은희 작가의 말이다.

한국형 오컬트 드라마 ‘악귀’가 오늘 첫 방송된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김은희 작가는 앞서 제작기 영상을 통해 “민속학 문헌에 나오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현재 살고 있는 청춘들이 어떻게 그런 귀신들에게 영향을 받고 흔들리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태리는 23일 오후 SBS에서 열린 '악귀' 제작보고회에서 “처음 시도하는 한국형 오컬트 장르가 신선했고, 궁금했고, 무엇보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귀신이 얼마나 많고 사연도 다양하냐.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녹여낸다고 하여 궁금했다"고 부연했다.

김태리가 연기한 ‘구산영’은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생으로 생활력이 부족한 엄마 윤경문(박지영)을 대신해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시험공부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간다. 그러던 중 아버지 구강모(진선규) 교수의 유품을 받고 악귀와 조우, 잠재된 욕망에 눈을 뜨고 조금씩 악귀에 잠식돼 간다.

김태리는 산영 역할에 대해 “미래에 대해서 대단히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면이 나와 닮았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전부 다 나보다 강했다. 선영도 악귀에 씌이지 않았으면 어중간한 일에는 흔들림이 없는 굳센 인물이라는 점이 나와 다르지 않나. 전 많이 흔들려서요”라고 비교했다.

오정세는 민속학자 엄해상을 연기했다. 그는 “(촬영 초반) 눈에 보이지 않는 악귀와 연기를 할 땐, 추상적인 느낌으로 접근했다”며 “그런데 촬영할수록 실제로 내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으로 연기가 발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해상은 대본에서 위트가 없고 사회성도 없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매력있는 인물로 구현되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 ‘이홍새’ 역의 홍경은 “기이한 일이라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을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납득하실 수 있게 어떻게 하면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행사 초반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좋은 선배 배우와 작가, 감독님과 작업할 흔치 않은 기회라 흔쾌히 참여했다고 밝힌 그는 “대부분 사회초년생이 기존의 매뉴얼과 많이 부딪힌다. 그럴 때면 내가 가진 소신이나 방법이 틀리게 보일 수 있다. 홍새는 그런 것에 굴하지 않고 소신대로 나아가는 사람이다. 나와 비슷한 면모도 있었다”고 비교했다.

이정림 연출은 재작년에 최은희 작가를 만났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작가님이 본인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다. 어른으로서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산영은 청춘 그 자체다. 홍새는 20대를 살아가면서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고뇌하는 인물이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악귀는 내면의 욕망을 먹고 자꾸 자란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악귀가 내게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까, 유혹할 때 옳은 선택을 하면서 잘 나아갈 수 있을까, 세 인물이 어떻게 선택하고, 성장하는지 같이 지켜보면서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씩씩한 김태리, 탐구하는 오정세, 고뇌하는 홍경"

김은희 작가는 앞서 주역들에 대해 “의도해서 캐스팅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그런데 씩씩한 김태리, 탐구하는 오정세, 고뇌하는 홍경 등 배우들이 극중 인물과 너무 닮았더라. ‘어떻게 이렇게 이미지들이 다 맞았지?’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공시생 ‘구산영’과 ‘악귀’, 두 얼굴을 연기한 김태리는 “대본을 받을 때마다 질문이 50개, 100개였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이 귀신은 ‘악’ 그 자체였으면 하시더라. 이를 바탕으로 산영이 악귀에 잠식되는 순간에 나타나는 동작들을 현장에서 감독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맞춰갔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한 얼굴로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처음에는 선영의 입장에서 악귀의 행동이 이해 안됐다. 그래서 각 인물의 상황에 집중하면서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내면적으로 선영은 어떤 인물일까? 1화에서 바로 귀신에 씌인다. 귀신 씌이기 전 어떤 인물이었을까? 자신도 모르는 어떤 욕망을 내면에 갖고 있었을까? 한이라는 정서에 집중했다. 무엇에 가장 분노하고 억울한가, 각 장면마다 어느 수치로 그 감정을 보여줄지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오정세는 “조상을 위로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그게 어려우면 경건한 마음이라도 가지세요"라는 대사가 ‘염해상’을 연기하는 데 큰 중심을 잡아줬다"고 했다.

앞서 김은희 작가는 “겉으로는 굉장히 무서워 보이지만, 안으로 잘 보면 따스한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악귀’를 혼자 보시기 무서우면, 가족과 함께 손 꼭 잡고 롤러코스터를 타신다는 생각으로 시청해주달라”고 당부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는 오늘(23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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