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서 정원박람회 보고 챙길 여름 보양식은

      2023.06.24 10:16   수정 : 2023.06.24 10: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올여름 휴가는 순천만정원박람회에서 고품격 '가든캉스'로 즐기시고 뜨끈해서 더 시원하고, '핫'해서 더 든든한 이열치열 순천 여름 보양 음식을 드세요"
전남 순천시가 지난 23일 개장 84일 만에 관람객 500만명을 달성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도 즐기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여름 보양식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첫 번째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의 유산, 순천만의 대표 음식이자 보양식의 스테디셀러인 '장어'다.

순천만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식당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장어요리가 시내권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며 이제 장어요리는 순천지역 어딜 가든 맛볼 수 있는 순천 대표 음식 중 하나로 통한다.



장어는 크게 민물장어와 바닷장어로 나뉘는데, 순천의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장어는 바닷장어에 비해 살과 기름기가 많고 식감이 부드러우며 쫀득한 민물장어가 주를 이룬다. 물론 바닷장어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일단 장어는 뭐니 뭐니 해도 구워야 제맛으로, 선택지는 두 가지다. 잘 손질돼 뽀얀 속살 드러낸 장어에 소금 팍팍 뿌려낸 '소금구이'와 달달하면서도 매운맛 적당히 밴 특제 양념 골고루 바른 '양념구이'다.

장어탕 뚝배기도 강력 추천한다. 장어탕 역시 선택지는 두 가지다. 푹 고아 낸 장어의 살을 발라내 된장을 풀어주고 시래기 등 속 재료 듬뿍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 후 마무리로 부추를 듬뿍 올려내는 '일반 장어탕'과 통통하게 살 오른 장어를 통째로 썰어 넣어 푹 끓여 낸 '통장어탕'이다.

또 토속적 입맛으로 색다른 장어탕 맛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겐 '장어내장탕'을, 장어를 담백하게 즐기면서 건강을 챙기고 싶은 분이라면 여름 한정판 스페셜 메뉴 '갯장어 샤부샤부'를 추천한다.


두 번째는 오리탕과 오리불고기다.

옛말에 "소는 누가 줘도 먹지 말고, 돼지는 주면 받아먹고, 오리는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먹어라"라는 말이 있듯이 오리고기가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순천의 오리요리 전문점은 조곡동 죽도봉 아래쪽에 가면 즐비하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위쪽까지, 뭐 이런 곳에 식당이 있나 싶은 위치까지, 오리요리 하나로 많게는 수십 년 한자리를 지켜온 전통의 로컬 맛집들이 자리해있다.

죽도봉 아랫동네에서 시작된 순천 오리요리의 역사는 순천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오리요리는 순천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맛이 됐다.


메뉴도 다양해 깊은 된장 베이스에 들깨가루 후하게 넣어 끓여 낸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의 오리탕, 탕보다 더 진하고 걸쭉한 국물 맛을 원하는 국물 마니아들을 위한 한 냄비 오리전골,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오리불고기는 간장과 고추장 양념 두 가지 중 어느 쪽을 골라도 만족스러울 대중적인 맛이다. 국물이든 오리불고기든 곁들여지는 부추와 초장에 들깨가루 듬뿍 넣어 찍어 먹는 소스는 오리고기의 '국룰'이다. 오리불고기를 볶은 불판에 갖은 채소 잘게 썰고 특제고추장소스 더해 볶아내는 볶음밥은 허리띠 풀고 서라도 먹어야 할 강력 추천 K-디저트다.


세 번째는 시원한 물줄기가 반기는 상사골과 섬진강의 맛 민물매운탕이다.

물길 좋기로 소문난 도시 순천은 도심을 따라 동천이 흐르고, 순천과 인근 지역의 생활용수로 쓰이는 상사호 물줄기와 구례와 이웃한 순천 황전으로는 섬진강 물길이 유유히 흐른다. 덕분에 상사에는 '상사호 가는 길'이라는 이색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완성됐고, 그 물줄기들을 따라 터를 잡은 식당들은 '상사 맛집', '황전 맛집'으로 통하는 로컬 중에 로컬 맛집이 됐다.

이 두 지역의 대표 메뉴 역시 인근에서 건져 올린 민물고기로 끓인 민물매운탕이다. 찾아오는 이들의 다양한 식성에 맞춰 메뉴판에는 육해공 음식명이 빼곡히 들어찼지만, 어쨌든 '민물매운탕 생각날 땐 상사 맛집, 황전 맛집'이란 공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메기탕, 빠가사리탕, 참게탕, 쏘가리탕, 그리고 두 종류를 섞으면 잡어탕이 된다. 이름부터 남다른 로컬 터줏대감 맛집들의 민물매운탕의 맛이 거기서 거기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끓여내는 양념이 같아도 메기, 빠가사리, 참게, 쏘가리 등 각각이 갖는 풍미와 향이 다르니 민물매운탕의 맛 역시 달라진다.


네 번째는 순천의 '가든'에서 맛 보는 염소탕과 염소떡갈비다.

맛의 고장 순천에는 유독 '가든'이 많다. '가든'은 밑반찬부터가 남다르다. 그 종류도 다양해 계절별로, 날씨에 따라 '가든'을 즐겨 찾는 이유가 된다. 그중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메뉴가 있으니 가든 중에서도 '전문점'이라 이름 붙인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염소요리다.

사실 염소요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하지만 여름 보양식계의 상위권을 지켜온 뚝심 있는 맛이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시원한 국물 맛을 즐겨 찾는 국물파라면 염소탕으로, 국물도 좋지만 이번엔 염소고기 맛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염소전골로, 전통 고기파를 자처하는 입맛이라면 염소수육을 추천한다.

염소고기에 첫 도전하는 분이라면 염소고기를 잘게 다져 간장을 베이스로 한 갖은 양념에 치대듯 버무려 숙성시킨 후 숯불에 구워내는 순천 염소전문점의 시그니처 염소떡갈비가 좋을 듯 하다.


다섯 번째는 순천의 명물 매실로 만든 매실차와 매실젤라또다.

여름은 싱싱하게 차오른 매실을 거둬드리는 수확의 계절이다. 순천 매실 대표 마을인 월등향매실마을이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 수확한 매실은 배앓이, 소화불량은 물론 상큼 달콤한 맛으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매실청이나 매실차로 재탄생하게 된다.

최근 순천에선 매실을 더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고 있는 추세다. 순천의 카페나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매실을 활용한 이색 디저트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중 방송 출연까지 하면 인기가도를 달리는 메뉴가 있으니 바로 매실젤라또다.
첫 느낌은 젤라또 특유의 쫀득함으로 착 달라붙었다가, 이어지는 시원하면서도 청량한 매실 맛으로 부드럽게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천연재료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젤라또와 몸에 좋은 매실이 만나니 이보다 더 좋은 여름 디저트가 또 있을까 싶다.
여행의 추억을 두고두고 되새기게 할 순천의 여름 맛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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