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주의'에 해외로 가는 제조업체,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현지생산 유지 또는 확대"
2023.06.26 15:32
수정 : 2023.06.26 15: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동차 및 부품, 2차전지 업체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더 늘릴 것이란 설문조사 결과가 26일 나왔다. 반도체 업체의 경우 대다수가 향후에도 현지생산을 현재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수출기업들이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의 대응력이 대기업에 비해 취약한 걸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중국 리오프닝과 공급망 리스크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지난 5월 1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343개 제조업체(205개 업체 응답)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미국·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해 업체들은 주로 현지생산을 확대한다는 응답이 45.5%로 가장 많았다. '탄소저감 기술을 도입하겠다'(25.8%), '수출국을 다변화하겠다'(15.2%), '중간재 부품 수입국을 다변화하겠다'(6.1%)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는 2차전지(99.4%), 자동차 및 부품(94.3%), 휴대폰 및 부품(86.7%), 반도체(67.6%) 업체들이 정책대응 1순위로 '현지생산 확대'를 꼽았다. 조선(100%), 석유화학(99%), 철강(95.3%), 기계류(70.9%)는 탄소저감 기술 도입을 1순위로 지목했다.
특히 현지생산과 관련해서 조사대상 업체의 과반수(51.0%)는 향후 현지생산을 늘릴 예정이거나 이미 현지생산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정보기기 99.2%, 자동차 및 부품업체 83.9%, 2차전지 73.1%는 "현재 현지생산을 하고 있으며 향후 현지생산을 더욱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체 83%는 향후에도 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디스플레이(86.6%), 조선(83.8%) 업체는 "현지 생산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현지생산을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소·중견기업이 약한고리로 남아 있다. 대기업 49.2%가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응 중이거나 대비 예정이라고 답한 반면, 중견기업은 30.1%, 중소기업은 18.%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46.9%, 중견기업 34%는 "따로 대비하고 있지는 않으나 대비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해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