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방파제 공사비 의혹' 삼성물산 측 혐의 부인

      2023.06.26 16:21   수정 : 2023.06.26 1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남 가거도 일대 방파제 건설 사업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국가 예산 수백억원을 가로챈 의혹을 받는 전·현직 삼성물산 직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당우증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30분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삼성물산, 방파제 설계감리회사 전·현직 임직원 8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삼성물산에서는 고문 A씨(66), 부장 B씨(59), 전 차장 C씨(49), 차장 D씨(49) 등 전현직 임직원 4명이, 설계감리회사에서는 전 부사장과 이사, 부장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물산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편취 행위와 (설계업체와의) 공모관계를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공사비 증액 의혹에 대해서는 "책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전문설계업체를 통해 적절히 산정된 설계금액"이라고 했다.
또 "이 사건의 발단은 건설업체의 제보로 시작된 것"이라며 "이 업체는 하도급에서 탈락하자 악의적으로 제보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설계서상 작업일수를 임의로 변경하고 표준품셈(법령상 공사비 산정 기준)을 허위 적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전문설계사(업체)에서 적절히 선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설계업체 측 변호인도 "삼성물산과 공모한 사실관계가 없다"며 "우리 입장에선 정당한 설계업무를 수행했을 뿐, 별도로 취득한 이득도 없어 편취행위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16년 3월경 전남 가거도 일대 대규모 방파제 신설 과정에서 "연약 지반을 발견해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뒤 공사비를 거짓으로 부풀려 347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해 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설계사와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뒤, 작업일수 조작·표준품셈 허위 적용·허위 비교견적서 첨부 등 수법을 썼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190억원이던 공사금액은 347억원 상당으로 늘어났다.

해경으로부터 지난 2020년 8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삼성물산 본사 등 관련 업체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어 전 삼성물산 차장 A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8월 7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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