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못 가니 카드론 쓸 수밖에” 저신용자 몰리는 장기카드대출

      2023.06.27 16:23   수정 : 2023.06.27 16: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최근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카드론 금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서민들의 자금창구인 저축은행이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중·저신용자들의 카드론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급등한 연체율과 높아진 조달비용에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커 향후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카드론을 이용할 취약차주는 늘어날 전망이다.

■중·저신용자 외면하는 저축은행에 카드론 잔액↑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신용대출을 3억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35곳 중 연이자가 16%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 신용대출의 52.1%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35.3%) 대비 16.8%p 급증한 수치다. 특히 연이자가 18%를 넘어 법정최고금리 한도인 20%에 근접하는 초고금리 대출 비중이 28.8%로 전년 동월(19.5%) 대비 9.3%p 확대됐다.


저신용자 대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3억원 이상 신용대출 취급한 저축은행 31개 곳 중 신용점수 600점 이하에게 대출 내주지 않은 곳은 지난해 5월 7곳에서 올해 1월 10곳으로 늘어난 뒤 지난달 13곳까지 늘어났다.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공급하는 중금리 대출 취급액도 올 1·4분기 1조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595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빠졌다.

이같이 저축은행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그자 중·저신용자는 카드론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34조9743억원으로 전월말(34조5108억원)에 비해 4635억원 늘어났다. 4월 말에도 3월(34조1130억원)보다 3978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두 달 동안 약 9000억원 가까이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이다.

■조달비용 증가에 카드론 금리 다시 '14%'

문제는 최근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카드론 금리가 늘어나고 있어 중·저신용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채 3년물(AA+)의 금리는 4월 말 연 3.961%에서 5월 말 4.072%까지 오른 이후 23일 기준 4.254%로 한 달 전보다 0.244%p 상승했다. 이에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달 14.12%를 기록했다.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13.99%, 13.88%를 기록하며 내림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더구나 저축은행도 최근 조달비용인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어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유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달비용이 늘어난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더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만기 1년 평균예금금리는 지난 3월 3.7%대까지 낮아졌으나 이날 기준 3.98%까지 오르며 4% 진입을 목전에 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이 5%를 넘고 올 2·4분기 실적 악화가 확실시되는 만큼 저축은행은 당분간 중·저신용자 취급을 적극 줄일 것”이라며 “여전채 금리 상승에 카드론 금리도 뛰고 있지만 마땅한 자금창구가 없는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액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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