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금리 움직임, '가격 하락 베팅' 대차거래 8조원 이탈
2023.06.29 05:00
수정 : 2023.06.29 05:00기사원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 금리를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시장 금리 상승 재료들이 산적했지만 정작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대차 잔액은 줄어들고 있다. 시장은 외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채권값 하락 베팅 '글쎄 …채권대차잔액 8조원 줄어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채권 대차잔액은 122조5665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 재료가 산적해 있음에도, 채권 시장은 외려 대차거래를 줄이고 있다. 기관들은 통상 채권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대차거래를 활용하는데 이러한 활용도는 급격히 감소했다. 기준금리와 동조화 하는 채권 금리 상승보다 금리 하락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윤선정 NH선물 연구원은 "긴축적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타이트했던 고용지표, 생산지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둔화되고 있다"면서 "또한 경기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가 철회되고 있다는 점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를 높이는 재료"라고 말했다.
"금리 고점론" vs. "금리 하락 기대 섣불러"
미국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기준금리 고점론도 인하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피터 매티슨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는 지난 20일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국제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전문가의 78%는 미국 연준의 기준 금리가 5.00∼5.25%까지 올랐다 그 이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한 것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 없이 현 수준이 유지되다 내릴 것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23일 연 3.609%를 기록했으나 이달 27일 연 3.538%로 내려왔다.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는 다시 오르는 듯 했지만 저가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상단폭이 제한받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서 채권 순매수 규모는 59조848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직 금리 인하 기대감은 섣부르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는 성급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27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일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금리인상을 지속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금리가 빠르게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성급하다면서 금리는 앞으로도 훨씬 더 오랜 기간 고공행진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금리인상을 시작해 10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지난 14일 금리인상을 일시 중단했지만 다음달 26일에는 다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